2002년 탄생한 한국야쿠르트의 ‘윌’은 기존의 기능성 발효유가 ‘장에 좋다’고 알려진 상식을 깨면서 출발했다. 위암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을 억제하는 성분을 함유한 윌은 ‘위암을 예방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기능성 발효유시장의 강자로 등극했다.
파이낸셜뉴스가 실시한 순추천고객지수(NPS) 조사에서도 윌의 선호도는 높게 나타났다. 윌은 전체 46개 조사 브랜드 가운데 6위에 올랐으며 서울우유에 이어 식음료 분야에서 NPS가 두 번째로 높게 조사됐다.
윌의 NPS는 33점이었으며 여성, 40대 이상, 월 4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윌을 추천한 이들이 꼽은 최대 장점은 ‘성분’으로 윌이 출시 초기부터 강조해 온 분야와도 일맥상통했다. 윌을 추천하겠다는 고객 중 39.9%가 ‘성분’을 추천이유라고 답했고 맛(35.2%)과 제품이미지(15.8%)가 그 뒤를 이었다. 윌을 추천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들은 가격을 최대 이유로 꼽았다. 이는 품질의 우수성은 인정하지만 가격 때문에 제품 추천을 주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윌을 추천하겠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조사대상 중 여성고객의 NPS가 40.1로 남성고객의 25.7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 NPS는 위암발병률이 높은 연령대일수록 높은 성향을 보였다. 20대와 30대가 각각 26.3, 22.5로 전체 평균보다 낮은 NPS를 보인 반면 40대와 50대는 38.3, 45.6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또 미혼보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기혼층이 윌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은 30.5로 기혼의 34.4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비추천사유로 가격이 가장 높게 조사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윌을 추천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높았다. 윌은 월 400만원 이상 소득자에게 43.8이라는 높은 NPS를 획득했으며 200만원 미만과 200만∼400만원의 소득자는 각각 35.5, 24.3의 NPS를 보였다.
윌의 성공 배경은 브랜드의 탄생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1998년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원인 중 위암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발표됐다. 위암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한국인의 75%가 감염된 사실에서 윌의 탄생이 이뤄졌다. 한국야쿠르트는 1997년부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을 억제하는 연구를 시작했고 5년 만에 윌을 시장에 선보였다. 유산균과 면역난황, 차조기 등을 원료로 만들어진 윌은 2002년 18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당초 마케팅목표를 하루 20만개 정도로 정했으나 출시 2주 만에 주문량이 30만개를 넘어서면서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2001년에는 하루 판매량이 40만개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하루 70만개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
2005년 7월에는 출시 4년10개월 만에 판매량이 10억개를 넘어서면서 단기간에 누적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윌의 효능은 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팀이 진행한 임상실험에서도 밝혀졌다. 내원한 위염환자를 대상으로 항생제와 함께 한국야쿠르트 윌을 투여한 결과 단순히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에 비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의 억제가 8.8% 정도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윌의 성공 이유를 명확한 콘셉트와 우수한 제품력, 탄탄한 조직과 체계적인 마케팅활동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윌의 성공에는 한국야쿠르트 특유의 탄탄한 방문판매조직도 기여를 했다. 거미줄처럼 형성되어 있는 1만3500여명의 ‘야쿠르트아줌마’ 군단이 직접 고객을 만나면서 제품의 효능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한 것.
식품으로는 드물게 제품개발에 대한 광고와 홍보활동을 출시 이전부터 전개한 윌은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브랜드인지도를 점차 강화해 나갔다. 특히 초기 광고모델로 기용한 호주의 배리마셜 박사가 2005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한층 높아지는 효과도 봤다.
올해 매출액 2600억원을 기대하고 있는 윌은 앞으로 기능성 발효유시장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맛을 통해 고객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기존 윌의 효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와 매실 대신 기능성 과일인 석류와 복분자를 함유한 색다른 맛의 ‘윌 석류·복분자’를 출시한 데 이어 천연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맛을 내는 연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윌의 성공에 힘입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외에 위 건강을 해치는 원인들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제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