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예산 법정시한 7년째 못지켜

최진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1 21:15

수정 2009.12.01 21:15



국회가 2010년도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도록 헌법이 규정한 시한인 '12월2일'을 또다시 넘길 태세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회기를 단축했던 지난 2002년(11월8일)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국회가 새해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을 지킨 경우는 전무하다.

여야가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오는 3일 간사회의를 통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 일정을 협의하기로 뒤늦게 서둘고 있지만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법정처리 시한 내에 예산안 심사조차 시작하지 못한 진기록을 세웠다.

국회가 예산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경제, 특히 경제 취약계층인 서민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면서 경기회복기로 들어선 만큼 본격적인 경기활성화를 위해선 예산의 조기 투입이 시급하다는 게 재정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초 집중적으로 예산을 쏟아부어 4·4분기 집행예산이 전체 1년 예산의 16.1%(44조원)에 불과할 정도로 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회복 기류를 이어가기 위해선 조기 예산집행이 떠받쳐줘야 한다.

또 당장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장애아동재활치료 사업 등 서민·복지 관련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 확정되지 않으면 관련 사업 추진 일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결국 애궂은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일 "변경되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공고하고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는 등 행정절차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4대 강 살리기 사업을 포함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예산안이 배정돼야 계약할 수 있어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통상 예산안이 확정되면 국무회의 의결 등 예산배정계획 수립 준비에 7일, 예산 배정 이후 공고와 계약 체결에 평균 15일, 자금 배정에 7일이 걸리는 등 실제 수요자에게 집행되기까지는 대략 30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달내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우려도 제기된다.

연말까지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가 기관의 유지와 계속사업 등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전년도 예산에 준한 준예산이라도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맞물려 도를 넘고 있는 국회의 예산안 '지각 처리'에 대한 정부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에선 예산안을 비정상적(법정처리 시한 초과)으로 처리해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고 정상적으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여야가 예결위 심의 일정만 협의하면 예산안을 막판에 몰아서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결국 '정치적 해법'에 기대를 걸었다.

/jschoi@fnnews.com 최경환 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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