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져만 가는 그대….’
전자업계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주가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전과 휴대폰, TV 등 가전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최근 약세장에서도 주가가 덜 빠졌다. 반면 LG전자는 실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휴대폰에 대한 우려 등이 커지며 올 최고가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한 뒤 반등이 더딘 모습이다.
게다가 이들 종목에 대한 증권사별 목표주가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반면 LG전자에 대해선 오히려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삼성전자는 74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22일 당시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82만5000원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지난달 5일과 27일 종가인 71만2000원에 비하면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80만원을 넘어선 후 하락한 것은 10월부터 이어진 증시 약세의 영향탓도 있지만 4·4분기 실적이 3·4분기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감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휴대폰 부문을 비롯한 마케팅 부문 비용 상승 등이 전분기 대비 4·4분기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가 하락으로 투자 매력은 높아졌고 4·4분기 이후에 나타날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도 상당히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증권 서도원 연구원은 “2010년에는 메모리 부문이 더욱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텔레비전, 컴퓨터 등도 경쟁력 강화가 이어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여 연말, 연초 랠리를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자업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휴대폰 및 가전부문의 경우 삼성전자 전체매출(올해 본사기준 추정치)의 57%가량을 차지하면서도 부정적인 영향은 LG전자에 비해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별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한 곳도 다수에 이른다.
키움증권이 가장 먼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한 데 이어 교보증권이 101만원을 예상했고 IBK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은 이보다 높은 10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LG전자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칫 10만원대 아래로 내려갈 뻔했던 주가가 2일 하루 2% 넘게 급등하며 10만4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아직도 지난 9월 2일 기록했던 올 최고가(14만8500원)에 비하면 3개월 동안 30% 가까이 빠졌다.
LG전자 주가 약세의 직접적인 원인은 휴대폰 부문의 경쟁력 약화 우려감 때문이다. 4·4분기에 4개의 스마트폰을 새로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 애플의 아이폰이 이미 국내에 들어와 LG전자 스마트폰과 경쟁을 시작하고 있고 경쟁사인 모토로라 역시 시장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 등이 LG전자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시장에선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경우 연 매출 기준으로 휴대폰을 포함한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부 매출이 전체의 33%, 영업이익에선 48%를 차지하고 있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 역시 KB투자증권은 당초 19만4000원에서 무려 48%를 낮춘 10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투자의견도 ‘보유’로 제시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도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가는 1만원 낮춘 15만원으로 제시했다.
11월 말부터 새로 LG전자 분석을 시작한 하이투자증권은 적정주가를 11만5000원으로 제시하긴 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가 아닌 ‘보유’로 중립적인 평가를 내렸다. 휴대폰 사업의 경쟁력 약화로 단기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휴대폰 부문 실적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며 주가가 너무 많이 빠져 매력이 있고 애플과 모토로라의 휴대폰 반격도 위협적이기보다는 LG전자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가 예상되고 TV 브랜드 파워 강화와 신제품 출시 등이 이어지면서 실적이 4·4분기의 저점을 지나 충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