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미국)=강일선특파원】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대도시의 실업사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통계자료를 보면 지난달 372개 도시 가운데 124개 지역의 실업률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9월의 117개 보다 7개가 증가한 것이다.
또 실업률이 15%를 넘는 도시의 숫자도 지난 9월의 13개에서 지난달엔 15개로 늘어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실업난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캘리포니아는 이들 15개 도시 가운데 9개를 차지하고 있어 실업난이 가장 심한 주로 드러났다. 캘리포니아는 주로 부동산 관련 산업과 무역 비중이 높아 이번 경제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다음은 자동차업체들이 몰려 있는 미시건주로 실업률 15%가 넘는 도시가 디트로이트 등 3개에 달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 가장 실업률이 높은 도시는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 있는 농업도시 엘 센트로 시이며 실업률이 무려 30%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 9월의 32.2%보다는 다소 개선된 것이긴 하나 여전히 살인적인 수준이다. 성년 10명 가운데 3명이 실업자인 셈이다.
엘 센트로시 상공회의소의 캐시 케너슨 최고경영자는 “이 지역은 평소에도 실업률이 17%에 이를 정도로 높은 지역이어서 고실업률의 본보기가 돼 왔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았던 지난 2006년에도 이 지역의 실업률은 12.2%∼18%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그러나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이 지역의 실업률을 살인적으로 높였다. 이 지역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더긴스 사장은 “이곳은 농업지역인 만큼 계절적인 농업 일자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다. 아직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부진으로 근로자수를 120명에서 22명으로 80%나 감원했지만 여전히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아 추가적으로 인원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