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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車 효과’로 제조업 9.8%성장..경기회복세 일조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4 17:46

수정 2009.12.04 17:46



정부와 한국은행이 4일 각각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과 ‘3·4분기 국민소득(잠정)’은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름을 보여줬다.

특히 한은이 내놓은 올 3·4분기 경제성장률 3.2%는 지난 10월 말 속보치 2.9%보다 0.3%포인트나 상향조정돼 주목된다. 정책당국에서 판단하는 것보다 지표상으로 경기회복세가 가파르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처럼 가파른 경기회복세를 감안해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대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그린북에서 고용과 투자 개선 미흡, 국제금융시장 불안 가능성 등은 우려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내수, 예상보다 좋다

정영택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3·4분기 3.2% 성장을 한 가장 큰 이유를 예상보다 좋은 ‘내수’ 때문으로 분석했다.


속보치와의 0.3%포인트 오차는 내수가 전기 대비 4.1% 성장한 것에 기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10월 말 한은 속보치를 발표하면서 내수 성장률은 4.0%로 추정했었다. 내수는 제조업, 특히 자동차산업 등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속보치에서 3·4분기 제조업 성장률을 8.7%로 잡았지만 실제 이날 발표에는 9.8%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제감면 등에 기인한 ‘신차효과’ 때문이다. 실제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노후차량 교체 시 세제 감면 혜택으로 올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팔린 차량은 모두 30만3109대에 달한다.

정 팀장은 “정부 재정지출 확대와 한은 저금리 기조 등 금융완화에 힘입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표 ‘호전’, 체감 ‘미흡’

지표는 호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미지근하다.

수출기업, 대기업 위주로 경기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실제 제조업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올 2·4분기 8.9%에 이어 3·4분기 9.8%에 이르렀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0.7%에 머물렀고 건설업은 0.5% 줄었다.

실질국민총소득(GNI)은 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제성장률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크게 뒤지는 것이다.

국민 주머니로 들어가는 소득은 경제가 회복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도 그린북에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용과 투자의 개선이 미흡하다”며 “경기회복세가 유지될 수 있게 확장적 거시정책기조를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린북은 생산·투자·고용 등 실물지표는 10월에는 9월보다 둔화됐지만 추석 효과를 감안할 경우 9∼10월 평균으로는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불확실성 대비

그린북을 통해 재정부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향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주요 선진국 중 특히 유럽 지역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다수 하향 조정됐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와 무디스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AAA’ 등급을 상실했으며 그리스,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은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이와 관련,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시장 불안 재개 시 경상수지 적자가 크고 외환보유액이 낮은 동유럽을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에서 자본이탈 우려가 있으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경기지표 또한 지속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내수개선을 주도한 ‘신차 효과’ 등이 사라지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여지가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차구매지원 효과 등이 사라지면 올 4·4분기에는 전기 대비 성장률이 0%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회복세가 완연하지 않으면 내수의 성장세 또한 지속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소득증가율이 낮으면 소비 여력도 줄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이처럼 국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오는 10일 ‘2010년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한다. 경제성장률 5%대, 취업자 수 20만명 내외 증가, 경상수지 150억달러 내외 흑자, 물가 2% 후반 등의 목표치를 내놓는다.
이는 지난 6월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4% 내외, 취업자 수 15만명 내외 증가, 경상수지 80억달러 내외 흑자 등보다 크게 상향조정된 것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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