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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공장 아프리카로 대이전?



중국이 아프리카에 ‘중국판 마셜 플랜’을 실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3일(현지시간) 세계은행과 중국이 세계 무역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아프리카의 생산기반을 발전시키기 위해 아프리카에 저비용 공장을 세우는 것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아시아 국가들처럼 고성장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생산기지를 아프리카로 옮기는 것에 대해 ‘강력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아프리카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에 대해 단순한 의향뿐 아니라 큰 관심을 보이는 중국 기업들이 있다”면서 “장난감이나 신발같은 저부가가치 산업 중 일부를 사하라 아프리카 남쪽 국가로 옮기는 것에 대해 첸데밍 중국 상무장관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생산시설을 옮기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은 쌓여있는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관료들과 학자들은 최근 몇개월 동안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일명 ‘중국판 마셜 플랜’과 같이 개발도상국에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왔다.

마셜 플랜이란 제2차 세계대전 후 1947년부터 1951년까지 미국이 서유럽 16개 나라에 행한 대외 원조계획을 말한다. 정식 명칭은 유럽부흥계획(ERP)이지만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조지 캐틀릿 마셜이 처음으로 공식 제안해 ‘마셜 플랜’으로 불리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달 향후 3년 동안 100억달러 규모의 저리차관을 제공하고 최빈국으로부터 수입한 제품의 60%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하고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부채를 탕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졸릭 총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전기와 운송, 효율적인 관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이 중국판 마셜 플랜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도 있다.


인기가 없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중국 기업이 들어오면 가뜩이나 경쟁력이 약한 신발이나 방직산업 기반을 더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아프리카와 관계가 새로운 식민주의의 형태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중국 지방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기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발도 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