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자명고 작가, 집필계약 위반..7억 배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재판장 황윤구 부장판사)는 6일 이김프로덕션이 드라마 ‘자명고’의 작가 정성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씨는 프로덕션에 7억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06년 미니시리즈 등 50부작을 제작하되 중간에 제3자의 집필 의뢰를 받지 않는 등의 조건으로 계약금 5억원에 프로덕션과 약정, 위반할 경우 계약금과 집필료의 2배를 배상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정씨는 계약에 따라 ‘자명고’와 ‘구미호’를 집필하겠다는 내용의 기획서를 제출했지만 프로덕션측이 ‘사극보다 현대극을 원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다른 극본을 제안하지 않았다.

이후 프로덕션은 정씨가 독자적으로 자명고를 집필해 올 2월부터 SBS 드라마로 방영되자 ‘극본 제공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3자를 위해 집필하는 등 계약을 위반했으므로 15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정씨가 ‘자명고’와 ‘구미호’ 등을 집필하겠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뒤 다른 기획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필계약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정씨가 기획서를 제공했지만 프로덕션의 거절로 집필ㆍ제작에 이르지 못했고 기획안에 대한 독촉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춰 배상액을 7억원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판시했다.

/[e-mail]최갑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