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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파워인터뷰] 박치민 터보테크 대표

안현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6 17:47

수정 2009.12.06 17:47


터보테크 박치민 대표에게 회사는 삶 그 자체다.

대학 졸업과 함께 입사해 터보테크의 흥망성쇠를 함께했기 때문이다.

직장인으로서 한창 나이인 20·30대를 터보테크와 함께했기에 박 대표에게 있어 회사는 어린 동생과 같은 존재다.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기쁘고 슬픈 일을 겪는 사이 터보테크는 어느 새 회사가 아닌 박 대표 자신과 같아졌다.

그런 박 대표에게 있어 2010년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신규 사업인 정보보안사업에서 명확한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어서다.


터보테크는 지난해 8월 하우리 출신 권석철 부사장을 영입하며 정보보안 부문에 첫발을 디뎠다. 특히 지난 9월께 난독화제품 ‘할로우-티(Hollow-T)’를 공개하며 정보보안 시장 선점에 나섰다.

스타트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0점. 국내외 해커들이 참가한 ‘해킹 & 리버스 엔지니어링 대회’에서 ‘할로우-티’의 기술적 검증을 받으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 대표는 “마치 오랜 세월 함께해 온 동생이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하다”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13년간의 회사 생활…희로애락의 연속

박 대표가 터보테크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병역특례로 터보테크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예정된 기간은 3년. 이 기간 터보테크가 성장하는 사이 박 대표도 회사의 중심으로 부상한다. 박 대표가 장흥순 터보테크 회장과 인연을 이어가고자 회사에 남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 때다.

이후 터보테크는 벤처열풍 속에 성장세를 이어가며 벤처 대표주이자 카이스트 출신 인사들이 설립한 애국기술 혁신기업으로 부각된다. 연이은 주가 상승세로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터보테크는 코스닥시장의 ‘대장주’ 자리를 꿰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성장세를 이어가던 터보테크에 서서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불운의 시작은 두인전자에 대한 투자. 장 회장이 미래성은 물론 터보테크와의 시너지 효과를 보고 고객사인 두인전자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두인전자의 신규 사업 실패로 투자금은 손실로 다가온다.

이에 장 회장은 회사의 손실을 두고 볼 수 없다며 터보테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빚을 갚는다. 벤처거품 붕괴로 이어진 주가 급락. 그동안 은행 빚이 700억원 가까이 증가하자 장 회장은 박 대표(당시 기획실장)와 함께 자회사 매각 등으로 위기 탈출에 나선다. 그러나 이는 2005년께 분식회계 사건으로 불거지고 사태는 악화도 간다.

박 대표는 “채권단의 압박도 힘들었다”면서도 “힘들어하는 장 회장을 바라보는 일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에는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며 “회사 재기를 위해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등 뼈를 깎는 고통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희망의 불씨 살린다

4년의 시간. 박 대표는 회사 정상화에 ‘올인’했다.

한때 400여명에 달하던 인력도 50여명으로 줄였다. 특히 터보테크의 미래 먹을거리로 육성할 수 있는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선다. 병든 환자가 여러 가지 처방으로 건강을 되찾듯 구조조정 및 휴대폰과 공장기계제어장치와 같은 기존사업 부문 정리, 신규 아이템 발굴 등으로 터보테크 체질개선에 나서며 재기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정보보안사업을 발굴하게 됐다”며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권 부사장을 영입함으로써 신규 사업 진출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격 및 방어용 정보보안서비스와 솔루션 제품을 완성해 미래 먹을거리 창출 준비작업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터보테크의 정보보안 제품은 타사와 확연한 차별성을 갖고 있습니다.
방어에만 급급한 기존 제품과 달리 공격에 선제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바이러스가 어떻게 침투할지 알고 먼저 움직이는 것입니다.”

박 대표는 “터보테크의 목표는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지키는 버팀목으로 보안 독립군이 되는 것”이라며 “사업 안정화와 지속적인 이익 창출로 지금까지 지켜봐 준 주주들께 보답하는 게 터보테크 임직원 모두의 소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신세진 주변 인물과 주주들에게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 날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며 “앞으로 변화 속 성장세를 이어갈 터보테크에 많은 격려와 질책을 바란다”고 말했다.

/always@fnnews.com 안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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