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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신용등급 강등 ‘찬바람’



한동안 잠잠하던 상장사의 신용등급 ‘강등’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말부터 지난 3·4분기까지는 부도사나 워크아웃 건설사 등 이미 악재가 알려진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몇 단계씩 급하향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업황 악화로 재무적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대상이 되면서 이를 시작으로 관련 업계의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운업황이 악화되면서 대한해운의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락했으며 두산엔진도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됐다.

대한전선은 ‘BBB+’를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이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락했다. 향후 기업들의 중기적인 신용등급 방향성을 나타내는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신용등급이 상향 또는 유지보다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해운은 해운시황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지난해 4·4분기부터 해운시황이 위축되면서 대한해운은 올 3·4분기까지 영업손실 4362억원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도 단기간 내에 이전 수준의 외형과 재무 안정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등급 조정 이유를 밝혔다.

두산엔진과 대한전선은 경기침체 속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따른 과도한 레버리지가 결국은 부담이 됐다. 두산엔진은 밥캣으로 인한 지분법 손실이 더 확대됐으며 대한전선은 알덱스 계열과 프리즈미언 등 대규모 지분투자를 위한 차입금이 과도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들 역시 자산건전성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문제는 이를 시작으로 업황이 악화되거나 공격적으로 M&A에 나섰던 다른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4분기까지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한 것은 13건으로 등급전망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대치다. 올해 초 ‘부정적’ 등급전망을 보유했던 11건 중 1건은 부도가 발생했으며 1건은 등급이 하향됐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