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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온실가스 감축 합의 나올까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7 20:33

수정 2009.12.07 20:33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됐다. 이전 총회와는 달리 이번 총회에는 세계 105개국 정상들이 참석하고 각국이 잇따라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결과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가간 입장차가 여전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결정에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성과 기대 확산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지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코펜하겐 총회에서 결과물 도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신문은 최근 제기된 분석을 인용해 과학적인 요구를 만족시킬 만한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합의에 대해 세계가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밝혔다.

또 영국 이코노미스트 로드 스턴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최근 각국이 밝히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은 세계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은 수준 안쪽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준의 감축분에 거의 근접한 상태”라고 말했다.
세계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은 수준 안쪽으로 유지하는 것이 이번 코펜하겐 총회의 목표다.

이보 데 보어 UNFCCC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매일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약속을 내놓고 있다”면서 “많은 국가가 이렇게 많은 약속을 내놓은 것은 기후변화회의를 진행한 17년 동안 전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UNFCCC 한 관계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면서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빈 손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는 190여개국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고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 105개국 정상들도 오는 17∼18일 코펜하겐으로 집결할 예정이다.

■국가간 입장차는 걸림돌

그러나 국가간 입장차가 여전해 합의 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단 현재 주요 국가들이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준은 제각각이다. 대의명분에는 뜻을 같이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남과 같은 행보를 보일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은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25% 줄이기로 약속했고 유럽연합(EU)과 러시아는 오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각각 20%, 22∼25% 줄일 계획을 밝혔다. 또 캐나다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6년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보다 20%, 미국은 2005년 수준보다 17% 줄이기로 약속했다.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주요 각국들이 목표치를 제시하기는 했지만 기준은 제각각인 셈이다. 미국이 제시한 감축 규모는 EU처럼 199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단 4% 줄이는 수준이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온실가스보다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인도는 2005년 대비 20∼25%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탄소 감축량 기준이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배출량이고 구속력은 없어야 한다고 요구해 실질적인 노력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주요 국가들이 모두 전제조건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선진국과 주요 개도국들이 동참할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고 EU와 호주, 뉴질랜드도 다른 나라의 동참 등을 조건으로 감축목표를 밝히고 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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