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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묵혀 색다르게.. 와인,김치처럼 입맛대로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7 22:44

수정 2009.12.07 22:44



■기다림 속에 깊어지는 오크향 ‘첫빈티지 와인’

김치를 적당히 숙성시키면 그 맛은 깊어진다. 처음 출시된 ‘처녀 빈티지’ 와인도 그러하다. 첫 빈티지 와인의 경우 숙성기간이 짧기 때문에 대체로 그 맛이 ‘영(Young)’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바로 마시지 않고 숙성기간을 좀 더 가지면 더 깊은 풍미를 낼 수 있다.

칠레 와인인 ‘몰리나 와인메이커스 블랜드’는 지난 2007년 빈티지의 신제품을 내놨다. 이 와인은 시라 45%, 카베르네 쇼비뇽 40%, 카베르네 프랑 15%가 블랜딩돼 한결 탄탄해진 구조감 속에 유연함과 우아함, 복합미가 잘 표현됐다.
또 2∼3년 정도 지난 후 마시면 최상의 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와인으로 유명한 ‘1865’도 화이트 와인인 ‘1865 쇼비뇽 블랑’을 선보였다. 출시 직후에 열린 영국 와인전문지 디켄터에서 ‘베스트 뉴 월드 화이트 와인’으로 선정되며 세계 와인 애호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감귤류의 상큼함에 미네랄 터치가 살짝 풍겨와 집중도 있고 섬세한 아로마를 형성하는 와인이다.

‘콘차이토로 그란 레세르바’도 첫 빈티지가 세계 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다.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와인 블렌딩 과정에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날이 직접 참여한 친 한국형 와인이기도 하다.

■‘이색와인’이 개성시대를 이끈다

감이나 호박처럼 색다른 재료로 만든 이색김치는 생소한 맛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색다른 인상을 와인에서도 느낄 수 있다. 사과나 머루, 감처럼 포도 외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이색 와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사과 아이스 와인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캐나다 와이너리 ‘도메인 피나클’. 이곳의 ‘피나클 사과 아이스 와인’은 6개의 각각 다른 사과 품종으로 만들어 풍부하고 강렬한 복합미가 적당한 산도와 함께 조화를 이룬다.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든 토종 이색와인들도 있다. 먼저 전북 무주에서 재배한 머루로 빚은 머루와인 ‘루시올뱅’은 밭에서 완전히 익은 머루만을 엄선해 빚기 때문에 독특한 맛과 향을 낸다. 잔을 입에 갖다 대는 순간 느껴지는 그윽한 향과 입안에서 감도는 달콤함, 혀끝에 감기는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경북 봉화의 머루와인 ‘엠퍼리’도 있다. 머루 특유의 산미를 유지하면서 적당한 단맛을 지녀 남녀 구분 없이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영국의 소더비사가 발간하는 세계명주사전의 ‘세계 100대 와인’에 두 번이나 선정될 만큼 해외에도 잘 알려져 있다.

청도지역 특산품인 감으로 만든 이른바 감와인도 이색와인으로 꼽힌다.
‘감그린’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 와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제17대 대통령 취임 경축연회에 건배주로 선택된 와인이기도 하다.

감 특유의 떫은 맛과 단맛 그리고 신맛이 오묘한 조화를 내며 감이 발효되면서 생긴 아로마가 조화를 잘 이룬다.
이 밖에 미국에서 ‘럭비공 와인’으로도 불리는 ‘보해 복분자주’를 비롯, 참다래를 원료로 만든 경남시천 오름주가의 ‘다래 와인’ 등도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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