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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경제硏 “환율 당분간 1150∼1160원대서 횡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8 17:12

수정 2009.12.08 17:12



원·달러 환율이 ‘두바이 쇼크’ ‘미국 달러화 일시적 강세’ 등 환율상승 요인에도 1150∼1160원대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환율상승압력 방어에 성공하면서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전환하면 환율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연말 종가관리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여전해 당분간 1150원대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전날 대비 1.8원 상승한 1155.10원에 장을 마쳤다. ‘두바이 쇼크’ 직후인 지난달 27일 환율이 1175.50원으로 급등했지만 30일 1162.80원, 이달 1일 1161.10원, 2일 1154.00원 등으로 1150원대로 복귀했다.



이 기간 중 두바이 쇼크로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부각되면서 유로화, 엔화 등에 대비해 강세를 띠었지만 원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최호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그동안 과도한 달러 약세의 ‘되돌림’ 현상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 또한 이 기조에 영향을 받겠지만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한다고 보기는 힘들어 환율은 현 추세에서 횡보하다 차츰 아래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달러 강세는 7일(현지시간)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고용시장 약세, 신용경색 등 가공할 만한 역풍에 직면해 완만한 속도로 성장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억제되고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달러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줄여줘 달러가 강세로 전환할 여지를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다만 “세계경제가 더블딥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올 2·4분기 이후 내년 1·4분기까지 다소 가라앉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어서 두바이 쇼크와 같은 돌출변수가 발생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출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2700억달러를 넘어서는 외환보유액, 수출호조 등 환율 하락 압력이 상당함에도 환율이 1150원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환당국의 연말 환율 종가관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외환당국은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로 환율이 급락하는 것을 달러 매수 등 시장개입을 통해 막는 연말 종가관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가 등에 부담을 가중시켰을 때 외환당국은 환율을 떨어뜨리는 종가관리에 나선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말 환율은 1469.00원이었지만 12월 말에는 1259.50원까지 떨어졌었다. 이 기간 중 경제상황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다만 장 연구위원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어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부담이 될 수 있어 개입강도는 약할 것”이라며 “따라서 환율은 현 추세인 1150원에서 1160원 구간에서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