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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한파 지갑닫는 美크리스마스

송계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8 17:18

수정 2009.12.08 17:18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시즌인 크리스마스 매출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불안이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시장조사, 마케팅 업체인 아메리카스 리서치 그룹(ARG)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올해 설문에서 일자리 유지나 취업이 어려워 연말 소비지출을 줄이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38%로 경기침체가 가장 극심했던 지난해 26%보다 늘었다. 고용시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금융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신용경색은 대다수 소비자들에게 여전한 상태이며 고용시장 역시 취약하다”고 밝혔다.


그는 “실업률을 떨어뜨릴 만큼의 경제 회복세가 내년에 예상되지만 그 속도는 기대하는 만큼 충분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RG 최고경영자(CEO)인 브릿 비머는 올 연말 쇼핑시즌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 달리 UBS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연말 소매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쇼핑을 미루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압도적 다수인 95.1%, 전체 설문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가 더 많은 제품이 할인될 것으로 기대되는 ‘24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들 소비자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까지 할인을 기다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여 연중 최대 대목의 매출이 신통치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RG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더 큰 폭의 할인을 기다리고 있겠지만 소매업체들은 이들이 원하는 만큼의 할인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머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위해서는 60∼70% 수준의 할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더 많은 제품과 더 큰 폭의 할인을 기대하며 쇼핑을 미루겠다고 답한 반면에 소매업체들은 올해 경기가 서서히 풀리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만큼의 할인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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