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정은,최은영 회장 ‘독립경영’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8 21:46

수정 2009.12.08 21:4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에 이은 독립경영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새해 새로운 그룹의 틀을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구상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이달 초 지주회사 한진해운홀딩스의 본격 출범과 함께 내년부터 ‘한진해운그룹’ 체제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최근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에 공식 취임한 최 회장은 지난 2일 지주회사 전환 이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항공과 해운을 같이 하는 곳은 없다”고 언급해 추후 계열 분리가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사실상 현대가에서 독립 경영 중인 현대그룹은 내년에 매각이 본격화되는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그룹외형을 늘리며 지배구조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은 현 회장이 지배 중인 현대엘리베이터가 19.3%(우호지분 포함시 48%),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이 25.47%, 현대건설이 8.3%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최대주주 지위를 누리게 돼 안정적 그룹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현대그룹은 대북사업 및 해운 분야 위기경영이 내년 초에 종식된 이후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평범한 주부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두 여성 경영자는 내년부터 범현대가와 한진가의 관여에서 벗어나 완벽한 독립경영의 깃발을 내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 회장은 남편인 정몽헌 회장의 지난 2003년 타계 이후 경영을 맡아 왔으며 최 회장은 2006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셋째 동생인 조수호 회장의 타계 이후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그렇지만 미망인 여성 회장의 경영권 지키기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현 회장의 경우 범현대가와 지분경쟁 방식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렀다. 최 회장은 경영권 분쟁은 없었지만 지분구조상 한진그룹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어 불안한 지배력을 이어 왔다. 한진해운은 대주주인 대한항공(9.07%)의 영향을 받아 왔다.

게다가 현대그룹의 주축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모두 남성 성향이 강한 회사라는 점에서 외부의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해운시황 호조에 힘입어 경영실적이 지난해까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성 파워를 발휘했다.


경영위기를 겪었던 올해도 두 회장의 ‘뚝심’ 경영은 여지없이 발휘됐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1년여 동안 장기 중단에 들어가자 맏딸인 정지이 전무와 비서 한 명만 수행한 채 방북길에 올라 김정일 위원장과 담판을 짓는 ‘여걸’다운 면모를 보였다.


최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 긴밀한 협의 끝에 승인을 얻어 내는 등 탁월한 경영 수완 능력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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