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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의 퀄컴’,삼성전자와 특허대결 불가피?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8 22:37

수정 2009.12.08 22:37



삼성과 LG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둘러싼 특허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양사간 OLED관련 특허 다툼의 ‘불씨’는 해외기업인 코닥이 제공하는 모양새다. 이는 코닥이 연내 OLED 사업부(특허권 포함)를 LG그룹에 매각하는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가 지난 40여년간 OLED사업을 주도한 코닥의 OLED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OLED 특허기술과 응용기술 등 다수의 특허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LG는 단박에 OLED분야 핵심기술을 대거 보유한 ‘디스플레이업계의 퀄컴’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LG는 상대적으로 OLED 상용화에 앞선 삼성 등 경쟁사를 상대로 ‘특허 파워’를 과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코닥은 지난 2004년 국내외 OLED기업들을 상대로 특허권을 주장한 전례가 있어 삼성 등과의 특허 다툼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코닥은 당시 국내외 업체들을 상대로 수백만달러 규모의 초기 라이선스 비용과 제품 판매가의 4∼6%에 해당하는 러닝 로열티를 강하게 요구해 파장을 일으켰다.

LG 관계자는 “아직 코닥의 OLED사업부 인수가 확정되지 않아 단정할 수 없지만 향후 경쟁사를 상대로 OLED 특허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유비산업리서치 관계자는 “LG가 코닥의 OLED사업부를 인수하면 특허경쟁력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삼성 등 경쟁사를 상대로 특허권을 행사할 개연성에 대해 분석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은 LG와의 OLED관련 특허다툼 가능성에 대해 “크게 걱정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삼성이 OLED분야 전문기업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등을 통해 코닥 못지 않은 OLED분야 핵심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이다.

그간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매년 1000여건가량의 OLED분야 특허를 출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삼성은 LG가 코닥 인수를 완료한 후 특허분쟁을 일으키더라도 강력한 ‘특허 무기’를 보유한 탓에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삼성은 또한 코닥의 OLED 특허기술이 대부분 유효기간을 경과해 특허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폈다.
이미 삼성이 OLED분야 양산체제를 구축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상황에서 코닥의 OLED 특허기술은 실용가치가 낮다는 논리다.

삼성 관계자는 “코닥의 일부 OLED 특허기술은 유효기간이 지나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며 “다른 OLED관련 응용기술을 보유했더라도 삼성보다 우위에 있지 않을 것”이라도 지적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7년 5억6000만달러로 추정되는 OLED 시장은 오는 2011년에 39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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