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LG생건이냐 아모레냐’ 전운 감도는 화장품 브랜드숍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9 18:06

수정 2009.12.09 18:06



오는 2010년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에 대변혁이 예고된다. 최근 브랜드숍 업계 1위인 ‘더페이스샵’이 LG생활건강에 인수되고 내년 1월부터 화장품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던 브랜드숍 ‘이니스프리’가 분사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규 브랜드숍 론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브랜드숍은 지난 2000년 미샤가 ‘3300원 화장품’을 내놓으면서 시작된 중저가 화장품 프랜차이즈로 시장 규모는 전체 화장품 업계의 약 10%인 7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업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이니스프리를 분사한다. 지난 2005년 론칭한 이니스프리는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 시작한 브랜드숍이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위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과 ‘자연주의’라는 콘셉트가 겹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이니스프리 분사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자존심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에뛰드’ 론칭 멤버이자 ‘아리따움’ 사업을 총괄했던 안세홍 상무가 이니스프리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니스프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브랜드숍 업계 관계자는 9일 “안세홍 대표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화장품 프랜차이즈 전문가”라며 “더페이스샵이 화장품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에 인수됐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2300억원을 기록한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1위 자리를 더욱 굳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이라는 강력한 주인을 만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더욱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의 시판 프랜차이즈인 ‘뷰티플렉스’와 더페이스샵 매장 고객이 겹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마케팅, 영업, 물류 등에 있어 업무중복이 예상돼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을 잘 해내느냐 여부가 관건이라는 평이다.

내년에 새롭게 브랜드숍 업계에 뛰어드는 업체도 있다. 중견화장품 업체인 ‘엔프라니’는 내년 2월 서울 명동에 1호점을 내고 본격적으로 브랜드숍 사업에 진출한다.

엔프라니 관계자는 “브랜드숍이 포화상태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 성장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메이크업 브랜드 ‘셉’이 히트를 치고 손담비를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들이 론칭한 ‘네이처리퍼블릭’도 관심을 끌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4월 론칭 후 올해에만 100개 가까운 매장을 오픈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달 초에는 영화배우 권상우가 직접 대표이사로 나서 브랜드숍 ‘티어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지난 4일 명동에 1호점을 연 티어스는 11일 대구 동성로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전국 대도시에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계 1, 2위 업체의 경쟁이 내년도 브랜드숍 시장에 어떤 바람을 불어올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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