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제법안 국회서 ‘낮잠’..기업 ‘발동동’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0 17:34

수정 2009.12.10 17:34



“국회가 경제회복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되레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회의 ‘헛바퀴 돌기식 행보’로 인해 주요 기업들이 새해 경영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법을 제정하고 지켜봐야 할 입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각종 ‘전봇대(규제)’들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불필요한 규제를 추가하려 해 한국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재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18대 국회 두번째 정기국회가 폐회된 지 하루 후인 이날 현재, 국회에서 법안처리가 이뤄지지 못해 잠자고 있는 경제 관련 법률안은 △지주회사 규제 완화(공정거래법) △준법감시인제도(상법) △복수노조·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노동관계법) 등 69개에 달한다.

재계는 이들 법안 중 39개에 대해 조속히 통과하거나 수정 통과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나머지 30여개 법안에 대해 입법 유보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는 이들 법안 처리를 뒷전으로 미룬 채 당쟁에 매달리면서 재계는 경영 불확실성 요소에 둘러싸여 불안감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재계는 국회의 법안처리 지연으로 노사관계 불안, 신규 투자 지연, 인수합병(M&A) 차질, 인력 고용 축소 등 한국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입법부의 파행은 올해 559건의 규제를 개선하는 등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에 적극 나선 행정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재계가 가장 우선 처리를 원하는 법안은 지주회사 규제 완화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재계는 국회가 연말까지 이 법안을 처리해 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해 7월 발의돼 올 3월 통과됐지만 여야 대립 속에 국회 처리가 1년 6개월가량 지연되고 있다.

이처럼 이 법안이 표류하면서 지주회사들은 신규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 등 주요 경영전략을 세우지 못한 채 국회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지주사 규제 완화 법안은 1년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치 논리와는 무관한 경제 법안인 만큼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장기업에 대해 법조인 출신을 의무적으로 준법감시인으로 두게 하는 내용의 상법개정안도 국회처리 과정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8월 노철래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아직까지 국회 처리에 진전이 없이 갈등만을 초래하고 있다.

재계는 이 법안에 대해 법조인 출신으로만 자격을 제한하고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점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최근 국회 법사위에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면서 반대 의견서를 냈다.

한나라당 노철래 의원 측은 “준법감시인 고용을 담은 상법개정안이 다른 사안들에 밀려 아직 처리되지 못했다”면서 “내년 2월쯤에는 처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에 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도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 기업의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 법안은 여당인 한나라당이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쳐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제출된 여당 안에는 통상적인 노조 활동에 대해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남용우 노사대책본부 본부장은 “국회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념이나 정치논리에 상관 없이 노사 합의안대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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