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야심차게 내 놓은 ‘남산 그린웨이(녹지축)’ 조성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개발계획이 7개월째 늦춰지면서 녹지축과 결합개발키로 했던 후암동 1구역의 조합추진위원회가 사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서울시에 ‘분리개발’을 요청키로 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남산녹지축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용산2가동(해방촌)과 결합개발키로 했던 후암동 1구역조합추진위원회는 서울시에 ‘단독개발’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접수키로 했다. 이로 인해 후암동과 용산2가동(해방촌)을 결합개발해 해방촌 주민을 후암동으로 이주시키고 남산과 한강을 녹지로 연결하려던 서울시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남산 그린웨이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20대 핵심 프로젝트 사업으로 북한산에서 창덕궁과 세운녹지축을 거쳐 남산과 용산공원, 한강, 관악산을 남북녹지축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한국전쟁과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무분별하게 조성된 남산자락의 주택지를 녹지로 수용, 훼손된 남산 자락을 재생시키고 한강 사이에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후암동 1구역조합추진위는 결합개발계획 발표 이 전부터 재개발을 추진해 온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용산2가동 없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후암동 1구역에 대한 주민공람은 당초 6월 말로 예상됐으나 지난 5월 결합개발계획 발표 이후 7개월째 미뤄진 상태다.
후암동 1구역 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손 놓고 있는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추진위에서 결합개발 주민을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차라리 분리개발할 것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분리개발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후암동의 개발 가능 층수를 기존 5층에서 12층으로 상향조정키로 한 것은 해방촌과의 결합개발을 염두에 두고 실시한 것인 만큼 똑같은 혜택을 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