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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적자 부메랑’에 휘청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0 22:45

수정 2009.12.10 22:45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 각국이 집행한 경기부양책이 재정 적자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주요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데 이어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9일 스페인과 러시아의 상황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이어 올해 두바이월드의 채무지불유예 선언은 또 다시 세계 금융시장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계심리와 함께 세계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이날 S&P가 재정적자 확대를 문제삼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부정적’ 평가는 2년 안에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스페인의 올해 국가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 GDP 대비 국가 부채는 6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S&P는 스페인에 재정과 경제의 대규모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은행의 부실 채권이 급증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S&P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 은행의 부실 채권이 가뜩이나 취약한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S&P에 따르면 러시아의 은행권은 대출 부문에서 2012년까지 총 14%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은행권의 부실 채권이 늘어나는 원인은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도 경제회복 속도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올 들어 9차례 금리를 내려 13%이던 것이 9%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3·4분기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9.4% 성장률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S&P의 예카테리나 트로피모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은행) 자산의 질이 악화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러시아 경제가 침체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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