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당초 계획했던 데이터센터 투자를 미루거나 변경하고 있는 반면 국내업체들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는 등 오히려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부CNI는 이달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 죽전디지털밸리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있다. 동부CNI는 2010년 2월 기존 서울 초동 동부화재해상보험 사옥에 위치한 그룹계열사 데이터센터를 완전 이동할 방침이다.
한화S&C도 600억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시에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한화S&C는 2011년 1·4분기에 기존 데이터센터를 이곳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은 1996년 용인시 마북동에 데이터센터를 가동한 후 2005년부터 올해까지 총 5번의 인프라 증축 및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그룹 내 IT 자산 통합관리, IT 아웃소싱 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외국계 업체들은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하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지난해 4월 서울 가산동 롯데정보통신 데이터센터 일부를 임차해 ‘후지쯔 비즈니스 컨틴전시 센터’의 문을 열었지만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거점 확대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한국후지쯔는 당초 제2, 제3의 센터를 확보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었다.
KDDI코리아도 서울파이낸스센터 일부를 임차해 사용 중인 현 센터와는 별도로 신규 IDC 건립 내지 매입을 검토했다가 보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나빠진 경기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데다 국내 IDC 시장이 공급과잉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것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국내 IDC 시장에 대한 공급과잉 우려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그룹사라는 안정적인 기반을 갖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설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