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입주 폭탄’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와 광명시, 안양 평촌신도시의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판교신도시는 10일 현재 전셋값이 9월에 비해 30%가량 빠졌다. 광명지역도 이달에만 4464가구에 대한 입주가 진행되면서 주변의 군포나 의왕지역까지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주요 학군이 몰려 있는 강남과 양천 목동·노원구 일대 등의 전셋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판교신도시 한 달 새 3000만원 ‘뚝’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판교·광명·군포·고양 등 대규모 입주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는 수도권 주요지역의 전셋값이 속속 빠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전세난이 한창이던 지난 9월에만 해도 전세를 구하기도 힘든 곳이었다.
특히 지난달부터 2538가구의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판교신도시는 전셋값이 한 달 새 3000만원가량 빠졌다. 판교신도시 백현동 백현마을 109㎡는 10일 현재 1억6000만원에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 아파트는 9월 중순 전셋값이 2억3000만원에 달했고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억8000만원 정도였다. 백현마을에 입주예정인 한 전세입자는 “지난달 말 1억8000만원에 나온 매물을 집주인과 협의해 전세가격을 1억6000만원까지 낮췄다”고 말했다.
동판교에 입주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인근의 서판교의 전셋값도 조정을 받고 있다. 서판교에 있는 판교동 휴먼시아푸르지오 109㎡는 10일 현재 1억7000만원에 전세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의 전셋값은 지난 9월 2억5000만원까지 호가했다.
현지 로뎀공인의 박선아 부장은 “백현동 동판교의 경우 신규입주를 앞두고 잔금처리 물량이 쏟아지면서 급급매가 나오고 있다”면서 “잔금 및 분양권 매매 물량이 모두 소화되면 다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명 입주폭탄에 군포도 ‘울상’
올해 하반기 신규 입주물량이 4464가구에 달하는 경기도 광명시는 해당 지역은 물론 군포 의왕 아파트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명시에는 이달에만 하안동 두산위브트레지움(1248가구), 철산동 래미안자이 주공3단지(2072가구), 소하동 소하택지지구 내 휴먼시아(1144가구) 등 4464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이달 중순 입주를 앞둔 광명시 소하동 광명소하휴먼시아 5단지 109㎡는 전세시세가 지난달 1억8000만원에서 지금은 1억5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군포지역도 후곡휴먼시아가 입주를 앞둔 데다 의왕과 광명에 신규 입주 아파트에 전세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기존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떨어졌다.
군포시 당동 무지개마을대림 76㎡는 전셋값이 1주일 새 500만원이 하락한 1억4000만원에 형성됐다.
광명휴먼시아 한 입주예정자는 “아이들 학교 때문에 (휴먼시아를) 전세를 주고 분당에 계속 있고 싶은데 쉽지 않다”면서 “전셋값이 많이 떨어져 1000만∼2000만원은 신용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지원 연구원은 “경기지역의 경우 신규 아파트 입주가 연말에 집중되면서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전세 수요자들의 경우 대규모 입주물량이 몰리는 지역을 적극 물색하면 보다 좋은 조건으로 전셋집을 장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