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성장보다 낮은 금리,올려야 하지만

김남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1 18:35

수정 2009.12.11 18:35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의 우리 경제 성장이 5%가 확실해진다면 연 2%의 기준금리가 성장 수준에 비해 너무 낮아 정상화해야 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으로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총재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근거는 이렇다. 우선 올해 4·4분기 성장이 재정에 의지하지 않고도 플러스를 유지했고 내년에는 안정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와 한은, 주요 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 전망치를 4.5∼5%로 잡고 있다. 여기에 내년의 물가가 2.5∼3% 선에서 안정되고 국내 소비와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요인이다.

물론 내년 경제환경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가능성, 동유럽 등의 시장불안, 더블딥 등의 악재도 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비관적 전망까지 감안해 금리인상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이제는 인상 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는 양상이다.

정부와 연구기관들의 예측대로 내년 경제상황이 전개된다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맞다. 성장 속도에 비해 금리가 낮으면 부동산값 상승과 물가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금리인상이 필요한 것이다.

더욱이 이 총재의 말대로 통화정책은 경제지표를 모두 확인하고 실행하면 늦는다. 그래서 ‘실적’이 아닌 ‘전망’을 보고 정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을 잡는 게 중요하다. 경제상황과 시장 흐름을 보다 정교히 분석해 금리 결정을 뒷받침할 자료로 삼아야 한다.

다만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이 총재는 물가와 통화금융정책을 책임지고 있다는 공인 의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은총재의 발언은 진의와 관계 없이 시장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설사 기대심리 진정을 겨냥했어도 진의가 잘못 전달되면 시장을 왜곡할 뿐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를 언급하자 채권시장이 출렁인 이유를 되새겨 봐야 한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조정의 필요성을 절감하더라도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발언은 자제하는게 좋다.
시장에 선제적 신호를 보내야 할 필요가 있어도 가급적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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