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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거래소의 추락/김태경기자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이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선출된다. 거래소 운명을 좌우할 그날의 결과에 증권업계는 물론 재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하지만 새 이사장이 누가 선출되든지간에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증권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초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거래소는 틀에 맞춰진 행정과 관료적 시각이 조직 곳곳에 침투하면서 조직은 활기를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생물처럼 움직이는 자본시장의 대표적 기관이 자율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정부의 눈치를 본다면 글로벌 경쟁 하에서 미래를 논하기 어렵다.

툭하면 방만 경영과 비효율적 경영에 대한 질타는 쏟아지지만 정작 거래소가 일궈낸 성과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거래소는 올해 베트남 거래소 개설에 이어 내년에는 캄보디아 거래소 개설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거래소가 오래도록 준비한 성과가 이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거래소의 치밀한 전략과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다.

내년 거래소는 대폭적인 예산 삭감과 조직 축소가 예정돼 있다. 이런 조직 개편은 필수적으로 인력 감축도 뒤따르게 된다.

현재 글로벌 자본시장은 세계 주요국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작금의 상황은 자본시장의 첨병인 거래소의 발목을 잡고 나가 싸우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한국거래소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 지원해줘도 부족할 판이다.

이번 주총에서 누가 새로운 이사장이 되더라도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족쇄를 풀어주고 글로벌 시장에서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 주어야 한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