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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월가 파렴치한 로비 용납못해”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3 17:27

수정 2009.12.13 17:27



【뉴욕=정지원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가에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의 혈세 덕택에 기사회생한 월스트리트가 정부의 금융감독 강화에 반발하며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기 수익만 노리고 위험한 대출과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도박을 건 월스트리트의 무책임한 행위로 위기를 맞은 경제가 이제야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우리가 수년 전 월스트리트에 대해 좀더 강한 규제를 단행했더라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은행들이 보너스 지급과 같은 문제에서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고 서둘러 구제금융 자금을 되갚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납세자들의 도움을 받은 은행들이 로비스트들과 함께 의회 및 금융규제 당국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사실은 그들이 현실을 얼마나 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개탄했다.

오바마는 전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월스트리트 은행들의 거액 보너스 지급 계획과 관련, “본인은 살찐 고양이 같은 은행가들을 도우려고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라며 월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지난 11일 금융위기 재발방지를 위해 느슨했던 금융규제 체제를 강화하고 ‘소비자금융보호국(CFPA)’을 신설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금융규제 개혁법안을 처리, 상원으로 넘겼다.


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대공황 이후 가장 큰 폭의 손질이 가해진 금융규제 개혁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3 대 반대 202로 가결했다.

한편 CNN머니는 오바마 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금융계 인사들과 만나 소규모 기업에 대한 대출 방법과 금융규제 개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구제금융을 상환한 대부분의 은행들에 더 이상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전했다.
CNN머니는 “은행의 주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아무런 레버러지 없이 도덕만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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