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유일 중량급 단조 프레스 업체‘HBE’,수출로 연 매출액의 80% 올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4 17:06

수정 2009.12.14 17:06



지난 11일 오후 방문한 국내 유일의 중량급 단조 프레스를 제작하는 HBE의 경북 경주 안강공장은 용접 소리와 기계 소리로 활기가 넘쳤다.

연말이라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느슨해질 만하지만 HBE의 공장에는 그런 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올 연말까지 6개 제품 총 500억원 규모의 단조 프레스 등을 선적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주말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3000t 이상 자유단조 프레스와 전통 대장간에서 집게의 역할을 하는 매니플레이터를 제조하는 HBE는 국내에서 몇 개 안되는 히든챔피언이다. 연간 1000억원의 매출 중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세계 3대 단조회사로 불리는 영국의 쉐필드, 일본의 고베스틸, 중국의 무한중공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재 수주 잔고는 1735억원 정도인데 이중 1400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국내에서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중대형 자유 단조 프레스를 사용하는 기업의 90%는 HBE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중대형 자유 단조 프레스 기계를 제조하다 보니 그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조립 공장에 들어서니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매니플레이터가 눈에 띄었다. 3500t 중량의 금속을 자유자재로 움질일 수 있는 매니플레이터는 높이가 5m에 달했다. 이근철 부사장은 “제품 하나하나의 크기와 중량 때문에 선적할 때는 몇 개 부분으로 나눈 후 현지 공장에서 재조립한다”고 말했다.

가공 공장에서는 커다란 금속물을 갈고 닦고 도금 처리를 하느라 직원들이 분주했다. 수십미터 되는 금속물을 조립 전까지 이곳에서 가공하기 때문에 정교한 작업이 이뤄진다. 김수철 생산총괄 부사장은 “수천t 무게의 기계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머리카락 크기보다도 작은 정교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HBE는 5000억원 규모의 입찰에 들어가 있다. 이 부사장은 “해마다 2000억원 정도의 수주 잔고가 있다”며 “중국, 인도 등에서 원자력, 해양 플랜트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수주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BE는 이날 압축천연가스(CNG) 연료용기 제조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HBE는 드로잉 공법(철판을 눌러 금형으로 용기를 제조해 가스용기의 몸통부에 이음매가 없어 고압 가스 압축에 따른 용기 폭발 위험을 줄임)으로 바닥과 몸체를 일체화한 CNG 실린더를 개발해 내년 4월 첫 생산에 들어간다.
이 부사장은 “정밀 단조공법을 통해 실린더 벽면 두께를 균일화 해 기존 제품 대비 10% 경량화를 실현했으며 고압의 CNG 실린더 폭발에 대한 불안요소를 제거했다”며 “아시아, 중동 국가에서 천연가스차량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BE는 내년 CNG 실린더 부분에서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사진설명= HBE 경주 안강 공장 직원이 대형 단조 프레스 설비에 장착되는 부품을 가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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