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불붙은 ‘키코 전쟁’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4 17:22

수정 2009.12.14 17:22



피해액 4조원대로 추정되는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본안 소송의 다음달 첫 선고를 앞두고 은행과 기업 간에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키코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들이 은행측 판정승으로 마무리되자 해외 석학까지 증인으로 초빙, 반격을 도모하고 은행들은 상품 정당성을 입증할 해외 전문가 섭외 및 불완전 판매 주장 반박 자료 제출에 주력하고 있다.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민사합의21부(재판장 임성근 부장판사)는 새해인 다음달 14일과 21일로 나눠 15건의 키코 본안 소송 첫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중앙지법에 계류 중인 키코 소송은 지난해 11월 140여곳의 중소 수출기업의 무더기 소송 제기 등 현재까지 200건에 육박하고 있다. 환헤지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환헤지공동대책위)는 아직 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전체 키코 피해액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도의 전문성과 복잡한 상품구조가 결합된 키코 피해에 대해 1년여 재판 끝에 내려지는 사법부의 첫 판단이어서 다른 사건들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기업들은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세계적 경제학자들을 최전방에 내세우는 초강수를 던졌다.


우리은행과 소송 중인 D사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F 엥글 미국 뉴욕대 석좌교수를 지난달 17일 키코 법정에 증인으로 세운 것.

또 환헤지공동대책위는 지난 1일 엥글 교수를 비롯해 스튜어트 텀블 교수, 로버트 재로 코넬대 교수, 최병선 서울대 교수, 노재선 KAIST 금융대학원 교수 등 국내외 파생상품 전문가 5명이 공동으로 통화옵션계약 17건을 분석한 보고서를 키코 재판부에 제출했다.


은행 측도 파생상품 가격 결정 모델의 권위자인 스테픈 로스, 존 칵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파생거래 이론의 대가인 존 헐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등을 증인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첫 선고를 앞둔 민사합의21부에 은행 직원이 키코 상품을 자세히 설명한 녹취록과 상품 설명서 등 기업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무력화시킬 자료들을 제출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본안 소송 선고가 다가오면서 양측이 상대의 허점을 찾는데 열을 올리는 양상”이라며 “1심 판결이 어느 쪽 승리로 끝나더라도 대법원까지 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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