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맥쿼리그룹 존 워커 회장)
“외국기업에 대해 차별이 없고 한국 소비자들이 합리적이어서 한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보잉코리아 윌리엄 오벌린 사장)
한국에서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외국인 경영자들은 ‘풍부한 구매력 및 안정적인 법·제도장치 구축’ 등을 한국시장의 매력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노동경직성 및 자본의 서울 편중현상’ 등은 한국투자 장애요인으로 조사됐다.
14일 코트라는 ‘2009 외국인 투자기업 경영환경 애로조사’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동경직성 최대 장애
맥쿼리그룹 존 워커 회장 등 총 15명의 주한 외국 경제인(CEO급)들이 밝힌 한국사회 발전 장애요인은 △경직된 노동시장 △자본의 서울 편중현상 △규제 개선 △업무진행 및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이다.
워커 회장은 1대 1 심층인터뷰에서 “한국에서 10년간 근무해 본 결과 한국은 여전히 기회가 많은 나라지만 노동경직성이 가장 심각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경직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한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잉코리아 윌리엄 오벌린 사장도 한국 투자 장애요인으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꼽았다. 그는 “CNN 등 주요 외신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이 부풀려져 보도돼 이를 전부인 양 받아들이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려면 먼저 사회보장프로그램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란캐피털파트너스 피에트로 도란 회장은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서울 이외 지역에 대한 자금지원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결과 자본의 서울 편중현상으로 고급인력의 서울 편중 및 지역 간 불균형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주요 설비수입 시 8% 일괄관세율 적용 및 배당금 5% 세금부과율 개선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뛰어난 인재, 안정된 법·제도 매력
반면 한국 생활의 매력적인 요소로는 △뛰어난 인력 △내수시장 구매력 △안정된 정치·사회구조가 꼽혔다.
라파즈석고보드코리아 올리비에 길뤼 사장은 “한국은 치안이 좋고 고학력 우수인력이 많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벌린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세련돼서 한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리트머스 같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 정부의 외국기업에 대한 비차별적 태도로 현재 일부 전문 기술분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종이 외국기업과 투자자에게 개방돼 있어 외국인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제도 및 법률시스템이 명확한 점, 대중교통 발전, 잘 발달된 통신망 등이 거론됐다. 한편 이번 인터뷰는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1대 1 심층면담 식으로 진행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