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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호 국순당 대표 “막걸리,맥주 견줄 유일한 전통주”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4 18:07

수정 2009.12.14 18:07



“막걸리는 맥주시장을 넘볼 수 있는 유일한 전통주입니다.”

배중호 국순당 대표는 14일 “막걸리는 지난 85년까지 국내 주류 시장의 50% 점유율을 차지한 술이다. 따라서 최근 막걸리 열풍은 절대 유행이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삼성동 국순당 본사에서 만난 배 대표는 “5000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한 막걸리는 추억과 이야기가 스민 술이다”며 “막걸리의 두터운 빛깔과 툽툽한 질감에는 맥주, 와인이 넘볼 수 없는 푸근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보리를 즐겨 먹는 서양과 달리 쌀 문화가 발달한 한국인에게는 쌀로 만든 막걸리가 가장 몸에 맞는다”고 말했다. 이는 배 대표가 줄곧 강조한 ‘몸에 좋은 전통주’를 만들겠다는 전략적인 기초에서 출발한다.


그는 “막걸리는 식이섬유와 식물성 유산균이 넉넉하기 때문에 ‘정장(整腸)’은 물론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며 “또 안주 없이도 목넘김이 좋은데다 칼로리도 상대적으로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면서 막걸리를 적당히 마시면 몸의 기능도 원활해진다고 말했다. 단 과음은 삼가야 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배 대표는 막걸리가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90년대 초반만 해도 외국인들은 막걸리에 대한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 반면 지금 쌀 문화에 익숙해진 서양인들은 거부감 없이 막걸리를 마신다”며 “이는 아시안 푸드가 지닌 웰빙적 특징에 기초한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현재 안고 있는 막걸리의 현주소도 정확히 진단했다. 원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 막걸리 시장의 지속적 성장을 저해시킨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지금 1000원대 초반인 막걸리 가격은 거의 원가 수준이다. 이는 영업·마케팅·연구개발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비정상적인 가격 책정”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포장과 디자인을 개선해 ‘막걸리=싸구려’라는 소비자의 인식이 깨져야 경쟁력있는 막걸리 시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와 대기업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지금의 막걸리 열풍이 단지 ‘유행’로 끝나면 안된다”면서 “이번 기회에 막걸리 시장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 마케팅과 영업 노하우를 보유한 대기업이 막걸리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국내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라도 값싼 수입 농산물보다는 토종 쌀을 막걸리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순당은 최근 막걸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막걸리 용기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한편 냉장유통도 도입했다. 이는 국순당이 막걸리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엔 정통주 업계의 대표주자인 국순당은 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발전적인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배 대표의 사명감이 배어 나온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국순당 전체 매출에서 막걸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막걸리 매출은 전체 매출의 1%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15%로 급성장했고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국순당은 전망했다.


배 대표는 “프리미엄급 막걸리 등 다양한 라인업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해외 수출 판로 확대 등 막걸리가 세계 명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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