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올 아파트 투자수익률 6.7% 정기예금 2배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파트의 총 투자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두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정부의 규제로 인해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미미했으나 임대수익은 연율 기준 10%를 웃돌 정도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아파트 투자수익 6.7%

14일 한국은행의 물가·금리 통계 및 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과 임대소득(월세이율)을 합한 아파트 총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약 6.7%에 달했다. 이는 올 1∼10월간 은행 정기예금의 가중평균 수신금리(3.2%)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것이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장부상 이익이기는 하지만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두는 것에 비해 아파트를 구입했을 때 더 높은 수익이 생긴 셈이다.

올해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는 지지부진했지만 이처럼 투자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경기위축에도 임대수익률이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실제 전국의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2006년 13.8%에서 2007년 2.1%, 2008년 2.3%에 이어 올 1∼11월 사이에는 1.4%로 급락했으나 임대소득에 해당하는 월세이율은 연평균 수치로 환산하면 2006년 12.0%에서 2007년 11.9%, 2008년 11.7%, 2009년 1∼11월간 10.6%로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해 1∼11월간 2억5000만원에 세(월세 또는 전세)를 놓았다고 가정하면 아파트값 상승으로 인한 자본수익 700만원과 임대수익(임차금 2억5000만원 기준 월세 또는 전세를 월세로 환산한 수익) 2650만원을 합해 총 3350만원, 월평균 305만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아파트값은 탄력적, 임대는 비탄력적

이처럼 아파트값은 경기에 탄력적(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현상)이지만 임대는 비탄력적(경기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현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주거환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 경기에 민감한 수요가 증감하면 크게 출렁인다. 하지만 자기 집에 사는 비율(자가점유비율)은 50%대밖에 되지 않고 전체 국민의 약 50%는 여전히 주택의 임대가 필요해 가격이나 경기에 따라 수요가 크게 증감하지 않는다.
특히 임대는 최소한의 거주형태이기 때문에 매매 수요에 비해 훨씬 더 경기나 가격에 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상승폭만 비교해 봐도 잘 나타난다. 올해 1∼11월간 전국 아파트값은 1.4% 올랐으나 아파트 전셋값은 매매가격의 3배 높은 4.2% 상승률을 기록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