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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민소득 2만달러 회복

최진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4 22:11

수정 2009.12.14 22:11



우리나라의 내년 명목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2만달러대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GNI는 2005년 수준인 1만7000달러 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경제발전에 따라 늘어야 할 1인당 국민소득이 이처럼 과거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것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변동폭이 컸던 원·달러 환율 때문으로 분석된다.

■“GNI 2만달러, 환율·성장률 전제돼야”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원·달러 환율이 현재와 같이 1100원대 중반을 유지하고 5%의 경제성장이 가능할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수준인 2만달러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환율의 경우 내년에 추가 하락도 가능한 만큼 1인당 국민소득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올해 우리 경제가 예상대로 0.2% 성장한다면 정부는 4년 전 수준인 1만7000 달러대의 GNI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플러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1인당 GNI는 단지 과거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것 외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환율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등락에 따라 1인당 GNI의 변동폭도 크다는 얘기다.

원화로 표시한 1인당 GNI가 1980년 이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단 한 차례도 감소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환율효과는 특히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 환율이 1399원으로 전년(951원)보다 47.1%나 오르면서 1인당 GNI가 7355달러로 34.2% 감소했지만 원화표시로는 1029만원으로 3.2% 줄어든데 그쳤던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해도 환율 상승으로 원화표시 1인당 GNI는 전년보다 5.2% 올랐지만 달러표시로는 11.4% 감소했다.

■내년 환율 15% 더 떨어질 듯

내년 1인당 국민소득의 2만달러 회복 여부도 이 같은 환율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내년에도 환율의 하락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화표시 GNI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일지라도 달러로 표시한 경우 1인당 GNI는 그만큼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경제연구소는 내년 환율이 지금보다 15%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평균환율이 올해 1278원에서 내년 1100원 내외로, 삼성경제연구소는 1276원에서 1100원으로, LG경제연구소는 1280원에서 1100원으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한국 경제가 올해 0%대 성장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5% 내외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율인하와 함께 GNI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바이쇼크에 이어 그리스 등 일부 국가의 신용등급이 하락 조정되는 등 2차 금융위기가 터질 경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또 세계경제의 더블딥(반짝 경기회복 후 다시 긴 침체기에 돌입하는 현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만큼 한국 경제의 5%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jschoi@fnnews.com 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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