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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수주 478억弗 원동력은?중동 물량증가,현지화전략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5 22:33

수정 2009.12.15 22:33



‘한국의 해외건설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면서 해외건설시장에서 한국 건설사들의 활약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478억7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던 지난해 연간수주액(468만8200억달러)을 넘어서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해외건설시장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경기 회복과 유가 상승, 한국건설업체의 가격경쟁력 강화, 현지화 전략 등을 꼽고 있다.

■유가 상승·발주물량 증가 ‘중동의 힘’

해외건설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는 유가상승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70∼80달러까지 회복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발주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물량이 증가한 것이 한몫을 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70∼80달러에 달하면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중동지역 대형 플랜트 공사를 국내 건설업체가 대부분 수주해 ‘제2의 중흥기’을 창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말했다.

실제로 올해 지역별 수주실적을 보면 중동지역이 압도적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 478억달러 중 중동지역 수주액은 351억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73.4%에 달한다. 두번째로 많은 아시아지역(102억달러)보다 3배가 넘는 금액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유가 상승과 그에 따른 발주물량 증가가 ‘제2의 중흥기’를 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지역 전문가 육성 등 현지화 효과 나타나

건설업체들의 현지화 전략도 서서히 먹혀 들고 있다. 해외건설공사는 통상 발주처에서 실시하는 경쟁입찰로 시공사를 선정하지만 지역 관공서와 유력인사들과의 ‘관계’도 시공사 선정에 큰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1900년대를 거쳐 2000년 이후부터 건설업체들은 현지화 전략을 꾸준히 펼쳐 왔고 10년 정도가 된 최근부터 서서히 그 효과를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임원은 “업체별로는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해외 파견인력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현지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양성된 ‘현지통’들은 평상시에는 다양한 정보를 본사에 제공,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인맥을 활용해 수주에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중국·유럽·일본 틈새 공략 주효

해외건설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의 기술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건설업체는 낮은 기술수준과 덤핑으로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건산연 김 연구위원은 “기술수준이 낮은 중국과 기술력은 높지만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지는 유럽이나 일본 건설업체에 비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공사단가를 제시하는 한국업체가 발주처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주 다변화·과당경쟁 지양 급선무

해외건설이 이 같은 활황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수주지역 다변화다. 전체 수주금액의 70% 이상이 중동지역 한 곳에 집중돼 세계 경제 침체와 유가 폭락 등의 외부 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다른 지역으로 수주를 다변화하고 특히 한국과 가깝고 개발사업이 무궁무진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수주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한국 업체끼리의 과당 경쟁도 심각한 수준이다.
대형 건설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 입찰을 준비하다 보면 국내 경쟁사가 악성 소문을 퍼뜨려 해명하는데만 몇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식의 소문을 퍼뜨릴 경우 정부가 영업방해 등으로 불이익을 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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