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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남미, 국가간 바나나 전쟁 종식

【로스앤젤레스=강일선특파원】 세계 무역 역사상 가장 오래 끌어온 유럽연합(EU)과 남미 국가 간 이른바 ‘바나나 전쟁’이 16년 만에 종식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지가 16일 보도했다.

유럽과 미국, 남미, 캐리비언 및 아프리칸 국가들로 구성된 협상단은 지난 13일 저녁 제네바에서 회동, 바나나 무역 분쟁을 종결키로 최종 합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EU는 중남미지역에서 수입하는 바나나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t톤당 176유로(255달러)에서 향후 7년 내에 114유로로 낮추기로 했으며 미국과 중남미는 EU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WTO는 이번 바나나 다자간 협상의 타결로 농산물과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무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도하라운드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 무역위원회의 베니타 페레로 발트너 커미셔너는 이번 협상은 “매우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U 관리들은 바나나전쟁의 종식으로 그 동안 지체돼 온 도하 협상이 활력을 얻게 됐으며 중남미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은 세계최대의 바나나 시장으로 지난해 30억 유로 어치의 바나나를 수입했다. 이 가운데 70% 이상이 남미로부터 들여왔다.

바나나 분쟁은 1995년 WTO의 창설 2년 전인 1993년 시작됐다.


EU가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와 태평양 지역에서 수입하기로 하고 그밖의 지역에서 수입된 바나나들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면서 무역분쟁이 야기됐다.

EU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바나나 생산국인 남미 국가들과 미국의 바나나 가공. 유통 업체들은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EU와 무역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남미 국가들은 EU의 차별적 관세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으며 치키타 브랜즈 등 미국의 대형 바나나 가공 업체들도 남미측에 합세해 대응해 왔다.

/kis@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