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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 “재래시장 카드수수료 더 낮춰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금융·기업 활동분야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재래시장 카드수수료’가 화제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의 ‘저신용층 금융애로 해소방안’에 대한 업무보고 중 김동용 서울 신월동 신영시장 상인회장이 카드수수료 문제를 제기했다.

김 회장은 “정부의 인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상인들이 체감하는 카드가맹점 수수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형마트 등과 경쟁으로 힘든 상황에서 중소상인이 대형마트보다 더 많은 카드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판매대금 입금기일 단축, 입금목록통보 서비스 등이 이뤄지면 중소상인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카드수수료가 백화점과 재래시장 중 어느 쪽이 더 높은가”라고 묻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지금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회장이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발끈했고 진 위원장과 논쟁을 벌였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이 대통령은 “백화점과 재래시장의 카드 수수료가 비슷하다는 것을 보니까 여전히 백화점이 조금 더 싸긴 싼 모양”이라면서 “나는 굳이 따지자면 영세상인 편”이라며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은 “백화점은 10만원 단위, 적어도 1만원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지만 재래시장은 동전 단위로 거래가 진행된다”면서 “1만원 단위로 거래가 되는 곳과 동전 단위로 거래가 되는 곳이 (카드 수수료가) 같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100원, 500원 단위로 거래되는 곳은 그 규모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야 당사자들이 체감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조건 백화점보다 재래시장의 카드수수료를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정보기술(IT) 등 관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면 수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현재 정무위는 카드수수료 상한제를 실시하고 1만원 미만 소액은 카드 결제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본격 출발한 미소금융과 금융채무불이행자에 대한 신용회복지원, 서민금융회사의 역할 회복 문제 등도 논의됐다.

여보구 서울 자양동 자양골목시장 상인은 “미소금융은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상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면서 “좀 더 많은 중소상인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재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신용회복위원회 홍성표 위원장은 “파산브로커의 무분별한 권유로 파산을 택하는 저신용자들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신용회복지원제도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연구원 교수는 “상호금융의 경우 비과세예금으로 마련된 재원이 서민대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저축은행의 경우 서민신용정보 축적, 서민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요건 완화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