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비상장기업 자금조달 숨통 트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6 17:56

수정 2009.12.16 17:56



스펙(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활성화로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이 커진다.

IPO를 통해 비상장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스펙의 법적 효력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코스닥 IPO시장이 들썩거릴 조짐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이 스펙 설립 등기를 마친 데 이어 한투, 미래에셋, 우리투자 등 다른 증권사들도 속속 스펙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펙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통상 3년 내에 비상장 우량업체를 합병하는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조건으로 특별상장되는 페이퍼컴퍼니다. 규모나 신성장산업이라는 업종특성을 고려하면 주로 코스닥시장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코스닥시장에 우량기업의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 국내 IPO 시장은 전년에 비해 무려 56.03%가 감소할 정도로 크게 위축됐다. IPO 규모도 2008년에는 44건, 8100억원 수준으로 2007년의 68건, 1조842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올해는 사정이 조금 나아져 IPO건수가 61건으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결국 IPO시장이 점점 위축되다 보니 자금조달이 어려운 비상장기업의 경우 계속 자금조달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펙을 활용하면 비상장기업에는 코스닥 등에 상장 기회가 주어지고 특히 대규모 투자자금을 받을 수 있다. 공모자금을 가지고 비상장기업과 접촉하기 때문에 공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스펙이 M&A를 주목적으로 하는 사모투자펀드(PEF)의 대체상품으로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IPO시장이 위축되거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펙은 대안투자로 부각될 전망이다.

대우증권 남기천 고유자산운용본부장은 “스펙은 M&A를 통한 신규 수익기회를 창출하며 타깃 기업은 스펙과 합병을 통해 상장효과를 누릴 수 있고 추가적인 자금조달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악화 시 PEF 위축에 따른 대체상품으로서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다.


개인투자자도 소액의 자금으로 비교적 쉽게 비상장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열린다.

기업으로서는 까다로운 상장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단하고 신속하게 상장이 가능한 데다 IPO시장 상황에 연동되지 않고 적기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펙이 활성화되면 각종 ‘머니게임’ 장으로 악용되고 있는 우회상장의 건설적 대안과 실물경제로의 자금 선순환 및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증권사도 스펙을 통해 기존 IPO시장을 보완하고 새로운 상품 개척으로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어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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