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 뮤지컬 선덕여왕 한 미 일 경력 배우 삼파전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07 08:41

수정 2010.01.07 09:15


<이소정, 유나영, 차지연 사진 문화에 있습니다>

인기 드라마 ‘선덕여왕’을 각색한 뮤지컬 ‘선덕여왕’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통 뮤지컬과는 거리가 먼 탓에 ‘급조된 작품’이란 의심을 받아왔다. 매서운 관객은 ‘흥행 프로그램 단물 빼먹기’라 꼬집고 제작사는 ‘원소스멀티유즈(원작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하는 것)’라고 맞받아친다.

칼자루는 관객이 쥐고 있다. 채널만 돌리면 되는 드라마와 달리 뮤지컬은 최하 4만원은 줘야한다. 알고보면 좋을 몇가지 감상 포인트를 살펴보자.

■한(韓) 미(美) 일(日) 경력 배우 삼파전

“드라마 OST ‘달을 가리운 해’를 부르면서 ‘이 곡을 뮤지컬에 쓴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어요.그게 인연이 됐는지 이렇게 뮤지컬 무대에서 인사를 드리게 되네요”

원작 드라마에서 이요원이 연기한 덕만 역의 배우 이소정(37)은 뮤지컬 ‘선덕여왕’에 품격을 더한 일등 공신이다.


국내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더 유명한 그는 한국인 최초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을 맡은 인물이다. 18살에 단돈 1,200달러를 가지고 뉴욕을 떠난 뒤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거물 프로듀서 캐머론 매킨토시에게 발탁돼 1998년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데뷔한 그를 두고 ‘야구선수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입성과 맞먹을만하다’고 표현하는 이도 있다.

이소정은 극 중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장면과 천명 공주와 해후하는 장면이 가장 좋다”면서 “마음 속으로 계산하면서 연기를 하지만 때론 그것을 뛰어넘는 감정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소정과 함께 덕만 역에 캐스팅 된 유나영은 뮤지컬계 ‘최강동안’으로 꼽히는 배우다. 1975년생이지만 20대로 보일만큼 앳되다. 덕분에 ‘웨스트사이드스토리’ ‘클로즈 댄 에버’ ‘그리스’ ‘컴퍼니’ 등 밝고 경쾌한 작품에 주로 출연했다.

두 배우의 목소리는 극과 극이다. 이소정이 깊이있고 강하다면 유나영은 여성스럽고 경쾌하다. 여왕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엔 이소정이,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기엔 유나영이 적합하다.

탤런트 고현정이 연기해 연기 대상까지 거머쥔 미실 역은 일본 극단 시키 출신의 배우 차지연이 맡는다. 172㎝의 키를 자랑하는 그는 지난해 여름 막을 내린 뮤지컬 ‘드림걸즈’를 위해 찌운 살 15㎏을 모두 뺐다. 평소 ‘운동 중독’이라 불린다는 차지연은 볼륨감 있고 탄탄한 몸매로 무대를 압도한다. 다시 시작한 운동 덕분인지 목소리도 한결 탄력있고 매끄럽다.

■남자 주인공 ‘똑같이, 혹은 다르게’

비담과 유신은 드라마속 캐릭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비담 역의 강태을은 “굳이 차이점을 찾기보다는 무대에서는 어떻게 표현해냈는지 감상하는게 맞다”고 조언했다. 강태을과 유신 역의 이상현은 남성미 넘치는 얼굴과 몸매를 뽐낸다. ‘선덕여왕’ 제작진이 자랑스럽게 내세운 화려한 의상은 이들의 용모 덕에 빛을 발한다.

예측을 뒤집는 것은 춘추 역의 김호영이다. 춘추는 원작 드라마에서 아역 배우 출신 탤런트 유승호가 맡았다. 유승호와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배용준이 주연한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김호영은 자기보다 11세나 어린 유씨와 동갑내기로 등장했다.


춘추는 중성적이면서도 반항적인 이미지로 표현된다. 현대식 의상과 거친 대사, 격렬한 춤은 드라마 속 춘추와 영 딴판이다.
김씨는 “파격과 일탈이 심한 것은 맞다”면서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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