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내 경기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주가와 환율 등 주요 경제변수들이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개월여 동안 1150원대 이하로 꿈쩍 않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8년 9월 이래 최저 수준인 1136.8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주가에 이어 환율도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경기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금융지표인 주가, 환율, 금리 중 금리를 제외한 두 가지 요소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귀, 경제회복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실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2008년 9월 12일 코스피 주가는 1477.9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1109.1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리먼 사태가 터진 2008년 9월 16일 주가는 1387.8로 떨어졌고 환율도 하루만에 51.5원 오른 1160.6원을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1000선 밑으로 하락했고 환율은 1500원대를 넘어서며 어려운 시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환율도 지난 5일 1140원대를 기록하며 리먼 사태 이후로 회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원화강세는 길게 보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이슈지만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감안할 때 지금 당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최근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것을 견실한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증권 원종혁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 배경에 대해 △강한 수출회복세와 △경제지표 호조로 금리인상 압력 증가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 강화 등으로 분석했다.
또 환율 하락은 그만큼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난 5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환율 1150원대가 무너지자 정보기술(IT)업종을 중심으로 4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 정승재 연구원은 “환율 이슈에 민감해 하기보다는 외국인의 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국인 눈에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메리트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이제 국내 경기 회복을 알리는 마지막 지표로 금리가 남았다.
아직 금리(국고채 3년 기준)는 리먼사태 이전 수준인 5% 중반대에 못 미치는 4%대에 머물러 있다. 증시와 환율이 경기 회복을 알리는 선행지표라면 금리는 회복을 확인시켜 주는 후행 지표다. 대부분 국가에서 경기 상황을 확인한 후 통화정책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도 올해 안에 리먼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고채 금리 동향을 보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국고채 금리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또한 리먼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면 국내 경기가 완전히 회복했다고 봐도 좋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올해 이슈인 선진국시장 회복세가 이뤄질 경우 국내 시장은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원화강세는 수출주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등 문제가 있지만 경기가 호전되면 주가와 환율은 동반 상승하는 구조”라며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면 환율도 안정화되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은 더 큰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선진시장의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국내 기업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대표 기업들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환율, 저금리, 저유가 등의 국내 수출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인해 국내 대표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원화가치 하락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하지만 원화가치 절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으로 지금까지 승부했다면 이제는 원화가치 절상에 따른 가격부담을 늘어나는 수요에 의한 물량으로 상쇄하면 된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 수요확대에 대한 시그널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험자산 선호를 나타내고 있고 글로벌 제조업 경기도 확장세”라면서 “여기에 미국 기업투자 회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국내 수출 경기회복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선진국 시장의 회복은 그동안 경쟁력을 키워온 국내 수출기업들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it8129@fnnews.com 노현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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