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박근혜, 강단·원칙·소신→신뢰→대선?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뭔가 확고한 입장이 선 것 같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2일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신뢰만 잃게 된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데 대한 한 친박계 인사의 자평이다.

평소 언론 노출을 자제해오던 그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뭔가 단단히 작심하고 발언한 듯한 뉘앙스가 강하다는 것.

또 다른 한 친박 인사는 13일 “아무리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지만 최근 (박 전 대표의) 발언의 강도는 전에 없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세종시 문제와 관련, “뜻밖에 너무 정치적으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한 이후 곧바로 나와 반격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대통령과의 회동 필요성마저 부인함으로써 마지막 협상 창구마저 스스로 닫았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을 고리로 향후 정치적 진로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정리했다는 관측이다.

지난 7일 재경 대구·경북신년교례회에서 수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실히 한 이후 불과 5일만에 ‘수정안 절대 반대’라며 ‘정치적 대못’을 박아버리는 등 짧은 시간안에 보여준 그의 강단이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다.

우선 ‘원칙·소신주의자’이라는 그의 이미지를 확고히함으로써 불신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신뢰받는 정치인으로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평소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 추구하는 정책적 소신이 녹아들었다는 평도 나온다.

혁신도시·기업도시 등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정책들이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도 그의 이러한 원칙과 소신 유지에 유리한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시 원안이냐, 수정안이냐를 놓고 단순한 정치적 편익계산보다는, ‘대국민 신뢰’라는 더 큰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친이계 주류측에선 박 전 대표의 이러한 ‘강한 행보’가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한 ‘분당 사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분당은 친이·친박 양측 모두에게 재기 불능 수준의 깊은 상처가 되리라는 판단에서다.

박 전 대표의 부동(不動)의 수정안 반대 입장은 결국 각 상임위에 배치된 친박계 의원들의 결속력을 높이면서 법안 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라는 세종시 성격을 담은 행복도시특별법개정안과 입주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골자인 조세특례제한법개정안의 정부 제출을 앞두고 이를 다룰 국토해양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세종시설치법이 계류중인 행정안전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친박계 의원이 3∼4명 이상씩 배치돼 있어 ‘반대표’ 행사시 법안 부결 가능성이 높다.

어렵게 상임위를 거치더라도 민주당 소속 유선호 위원장이 버티고 있는 법사위원회와 본회의 등 법안 처리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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