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IFRS 손도 못댄 금융사 수두룩..내년 도입 ‘비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4 17:01

수정 2010.01.14 17:01



금융권이 2011년으로 예정된 국제회계기준(IFRS) 전면 도입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을 제외한 저축은행 등 나머지 금융권 중 상당수가 제도 도입에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제도 도입에 따른 회계처리 방법 변경으로 은행권 등 일부 권역에 대한 감독당국의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 평가 틀도 상당폭 바뀔 것으로 예상돼 금융사들의 적잖은 혼란도 예상된다.

14일 본지가 입수한 금융감독원이 작성한 ‘금융권역의 IFRS 도입 추진실적 및 향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3단계(①예비 ②본 ③시험적용)로 구성된 준비과정에서 주요 은행 대부분이 2단계(본단계)까지 착수한 반면 저축은행은 적용대상 26개사 중 절반이 도입 전단계인 외부용역을 진행 중이며 부동산신탁사 역시 도입이 미진한 상태다.

현재 도입 2단계(본단계)를 진행하는 곳은 10군데 중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등 2군데뿐이다.

대한토지, 생보, 한국자산, 다올, 코람코, 아시아, 국제, 무궁화 등 부동산신탁사들은 모두 1단계(예비단계)도 마치지 못했다.

보험권도 전체 52개 보험사 중 준비에 미착수했거나 1단계에 머물러 있는 곳이 29곳에 달했으며 자산운용사 역시 전체 68개사 중 40개사가 아직도 사전계획단계나 1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중소서민금융권, IFRS 취약

중소서민금융 권역은 IFRS 도입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은 현재 IFRS 도입을 위한 전단계인 외부용역조차 도입대상 회사 중 절반밖에 추진되고 있지 않다. 400억∼500억원에 달하는 시스템 구축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종합금융사, 카드,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 저축은행 등 중소서민금융권 164개사 중 IFRS 의무적용대상 기업은 22개밖에 안된다. 도입에 따른 정책적 무관심과 해당 회사의 등한시로 ‘IFRS 도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감독당국은 이에 따라 저축은행업권과 카드, 캐피털 등 여신금융업권에 대해 올 상반기 중 진척상황을 모니터링해 미진할 경우 경영진 면담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감독당국은 “저축은행, 여신금융업권의 IFRS규정을 토대로 건전성 감독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업권의 IFRS 도입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카드,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경우 적용대상 38개사 중 4개사를 제외하곤 현지 외부용역을 통해 IFRS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는 현재 카드업계 중 유일하게 시스템검증 및 IFRS에 따른 재무제표 작성이 가능한 3단계에 진입했다.

IFRS 시행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3단계를 진행하고 있거나 수행한 금융권역은 증권, 자산운용업계를 제외하고는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금융당국은 권역별로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이 중 보험권은 ‘보험권 IFRS 도입 준비단’을 구성해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감독당국은 대손충당금 적립, 비상위험준비금 적립,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 등 보험권에 IFRS 도입 시 일반회계와 감독회계상 불일치로 인한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해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약관대출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 감소를 막기 위해 IFRS상 대손충당금이 감독규정상 요구하는 적립금액보다 작은 경우 차액만큼을 이익잉여금 내 별도항목으로 적립해 사외유출을 방지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제도상 비상위험준비금 부채계상이 금지돼 환입될 경우 자본이 증가하고 약 7000억원의 세무부담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해 감독목적상 이익잉여금 내 별도항목(가칭 비상위험준비금)으로 적립해 재무건전성 약화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유형자산의 취득가액과 장부금액의 차이를 이익잉여금에 반영할 경우 배당을 통한 사외유출이 가능하므로 이를 임의적립금에 적립해 사외유출을 제한한 경우에 한해 지급여력에 반영할 계획이다.

■은행 성적평가 틀 바뀐다

이런 가운데 IFRS 도입으로 은행권의 성적표 격인 경영실태평가(CAMELS)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의 평가기준인 기업신용위험평가모형 등의 ‘틀’이 일부 조정될 것으로 보여 회사마다 대비책 마련에 분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올 1·4분기까지 IFRS 개정사항 등을 반영해 은행권의 경영실태계량지표 및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기준 정비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일반적으로 은행별 종합검사 실시 후 CAMELS가 등급별로 매겨지고 그 결과에 따라 은행들은 인·허가 시 가산점을 얻거나 점수를 잃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바뀐 기준으로 BIS비율, CAMELS를 적용하고 은행경영공시기준, 은행회계해설 등의 개정작업에 착수해 올 4·4분기까지 은행업감독규정 시행세칙도 개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IFRS제도 시행 후 은행권에서 2∼3년간 적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 감독규정의 충당금 적립액과 IFRS 충당금 차액을 이익잉여금 중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충당금 환입에 따른 실익을 바로 누리기보단 IFRS제도 정착에 따른 혼란이 수습될 때까지 IFRS 도입에 따른 차익도 쌓아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IFRS 도입에 따라 기업 상시신용평가제도 역시 평가기준이 바뀔 전망이다. 은행권은 연간 정기적으로 상시 구조조정을 위한 대기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거나 워크아웃을 진행한다.
올해 말로 존속기한을 가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기획재정부가 연장하겠다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지난해 12월 밝힌 만큼 IFRS 도입으로 부채비율이 올라가는 조선·건설업종은 이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dskang@fnnews.com 강두순 안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