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위피, 스마트폰서 ‘부활’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5 17:51

수정 2010.01.15 17:38

지난해 4월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향배에 관심이 쏠렸던 ‘토종’ 모바일 플랫폼 위피(WIPI)가 최신 스마트폰에 속속 적용되면서 부활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국내시장에 판매하는 모든 휴대폰에 반드시 위피를 넣어야 한다는 의무화 조항을 폐지하면서 점차 빛을 잃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스마트폰 시대에도 끈끈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위피는 국내 중소 개발업체들이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일반폰용으로 만든 콘텐츠를 스마트폰에 공급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위피 기능을 활용, 일반폰용으로 만든 콘텐츠들을 스마트폰에서도 쓸 수 있게 하기로 했기 때문.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은 저마다 운영체제(OS)와 전용 콘텐츠 거래장터가 있어 위피 플랫폼을 넣을 필요가 없다. 위피 기반의 많은 콘텐츠들이 스마트폰에선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위피용으로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모바일게임만 이동통신사별로 500∼1000개에 이른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서로 다른 플랫폼끼리 호환시켜 주는 자사 ‘스카프(SKAF)’ 미들웨어를 스마트폰에 넣기로 했다. 스카프를 넣으면 지도서비스 등 그동안 위피용으로 만든 우수 콘텐츠들을 해당 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또 중소업체들이 일반폰용 콘텐츠를 만들 때 스카프를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스카프를 이용해 일반 위피폰용으로 만든 콘텐츠는 일반폰과 스마트폰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배준동 이동통신사업부문(MNO CIC) 마케팅부문장은 “스카프를 활용하면 중소업체들이 휴대폰이나 OS별로 콘텐츠를 일일이 개발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자체 스마트폰 전용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위피 콘텐츠들을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위피를 내장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달리 개별 스마트폰에 위피를 처음부터 내장해 판매하기 때문에 위피용 콘텐츠가 스마트폰에서도 최적화돼 돌아간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은 약 2%에 불과하다”며 “위피는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과정에서 하나의 콘텐츠가 일반폰과 스마트폰 모두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KT는 이전에 인기를 끌던 위피용 콘텐츠들이 스마트폰용으로 속속 다시 개발돼 자사 콘텐츠 거래장터에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따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위피를 스마트폰에 넣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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