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로봇진흥원,벽 깨는 역할을/정상균기자
로봇 기업들에 손발이 될 로봇산업진흥원 설립을 놓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진흥원은 로봇정책 기획부터 로봇시장 조사, 전시·홍보, 보급사업 등 웬만한 로봇정책을 도맡아 집행하는 정부 산하기관이다. 권한이 많다보니 ‘로봇’을 지역 신성장사업으로 잡은 지방자치단체들엔 구미가 당길 만 하다. 현재 대구, 경기 안산, 부산, 광주, 대전 등 웬만한 지자체들은 모두 진흥원 유치를 원하고 있다. 정부가 이 달 안에 설립지를 선정하겠다고 나서자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다. 자기 지역에 유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가 하면, 심지어 ‘설립지가 이미 내부적으로 정해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판이다. 이처럼 로봇산업에 관심이 높으면 로봇산업계가 두손 들고 환영할 만한데도 표정이 썩 밝지 않다. 향후 수백억원의 정부예산을 집행하게 될 진흥원이 ‘국가적 관점’이 아닌 지자체들의 지역산업 육성에 치우칠 가능성이 커 보여서다.
그 동안 로봇 산업계, 학계, 연구계는 벽을 쌓아놓고 각자의 주장만 옳다며 남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또 수백억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도 나눠 먹기 식으로 따내면 그만이었다. 성과가 없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더욱이 로봇 산·학·연은 특정 학연 등의 이해관계까지 얽혀있었다.
이 같은 ‘벽을 깨는 역할’을 진흥원이 해야 한다. 진흥원은 로봇 산학연의 창구이자 구심점으로 타산업과의 융합을 위한 교류, 협력도 해야한다. 특정지역, 산업군의 로봇육성을 위해 설립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도 이런 점을 잘 알고 휴유증이 없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흥원 설립지를 정해야 한다. 15일 정부와 로봇 산·학·연은 앞으로 10∼20년후 로봇이 바꿔놓을 세상을 보여주는 ‘로봇융합서비스 로드맵’을 내놓았다. 융합의 시대에 맞게 로봇 산·학·연이 학연 등의 고질적인 이해관계를 털어내고 발전적인 도약을 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