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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 통해 석유수출 다변화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8 16:26

수정 2010.01.18 15:48

러시아가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ESPO)을 통해 아시아시장으로 석유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지가 18일 보도했다.

저널은 ESPO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야심작이라면서 러시아가 유럽 일변도의 석유수출 루트를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유망시장인 아시아로 다변화하는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SPO는 또 중동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의도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푸틴 총리는 지난해 12월 ESPO 1단계 공정 개통식을 가졌다. 시베리아 타이셰트에서 스코보로디노까지 연결된 ESPO 송유관 1단계가 완공된 것이다.

ESPO는 이미 아시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5일 발간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ESPO가 같은 등급의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 선임 석유시장 애널리스트 다이앤 먼로는 “이제 유럽은 러시아 석유를 놓고 아시아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JP모건 석유담당 애널리스트 로런스 이글스도 “ESPO는 세계 석유시장 지형을 바꾸게 될 중요한 첫 걸음을 디뎠다”고 이날 분석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그는 “ESPO 덕에 러시아는 서구와 아시아 시장 사이에서 중요한 균형자 역할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ESPO는 아시아시장에서 중동, 북아프리카, 중남미 석유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산 ESPO가 선적되는 북태평양 항구 코즈미노에서 중국,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 수송에 걸리는 항해시간은 5일 정도로 중동 등지에서 이 시장에 도착하기 위해 필요한 2주 이상에 비해 수송기간이 크게 짧아졌다.

ESPO는 또 러시아의 석유수출 판도도 뒤흔들고 있다.


IEA는 러시아의 석유선적 계획이 이미 (유럽시장으로 향하는) 발트해와 흑해에서 태평양 항구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아시아시장 석유수출을 늘리기 위해 아시아지역으로 향하는 석유 수송에 보조금을 지급해 비용을 떨어뜨렸고 아시아지역 석유수출에는 수출세도 면제하고 있다.


현재 하루 60만배럴 수준인 1단계 송유관은 2단계 공정이 마무리돼 나홋카 인근 코즈미노까지 연결되면 하루 160만배럴의 석유수출이 가능해져 아시아시장에서 러시아 석유의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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