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10 ‘고용 한파’..고민 깊은 정부·재계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 현안인 ‘고용창출 정책’에 강한 드라이버를 걸면서 일자리 만들기의 당사자인 재계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영’을 추구하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고용 없는 투자, 심지어 투자와 고용이 반비례하는 현실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U턴 전망 불투명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연장 조짐 △소리 없는 구조조정의 상시화 등을 이유로 무작정 채용 인력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규 채용자만큼 퇴직자가 양산되는 ‘회전문식 일자리 바꿈’이 현실화될 우려가 높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국내 30대 그룹 총수들을 만나 ‘일자리 확대’를 당부하는 자리에서 재계는 투자와 고용을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경제5단체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고용 창출을 위해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겠다고 선언하며 기업도 일자리 창출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연일 ‘일자리 만들기’로 재계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재계가 얼마만큼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기업의 일자리 늘리기가 한자릿수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보다 8.7% 늘어난 총 7만9199명으로 지난해보다 6336명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지난해 30대 그룹이 투자는 8.6%, 신규 채용은 13.9% 줄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기업들이 고용에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기업 투자가 대부분 국내보다 해외에 집중돼 있고 즉각적인 일자리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 설비투자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기업이 직접고용을 늘리기 어렵다면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을 통해 간접고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산업 육성도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전경련 산하 ‘300만 고용창출 위원회’도 일자리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 협력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비즈니스 파이가 커져야 채용 인력을 늘리는데 정체 상황에서 무작정 채용 인력을 높여 잡을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채용규모를 현상 유지하거나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신규채용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기업인수·합병을 하지 않는 한) 정년퇴직 인원 수준으로 채용하는 게 원칙”이라며 “이제는 채용을 대기업에 목을 맬 게 아니라 튼튼한 중소기업을 키워 여기서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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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경제 5단체장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 앞서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 장관,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범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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