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간 가격경쟁이 상도덕을 넘어선 ‘적대적 공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가격할인으로 촉발된 대형마트 가격경쟁이 경쟁사를 겨냥하는 자극적인 표현을 담은 광고문구 등을 내세운 가격전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대형마트는 하루에도 수시로 10∼20원씩 가격을 재조정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
■가격경쟁을 넘어선 ‘가격전쟁’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에 소재한 이마트(영등포점), 홈플러스(영등포점), 롯데마트(영등포점)는 각종 홍보문구가 매장 전체를 도배했다. 특히 가격경쟁이 심한 우유, 즉석밥 등 식품 매장은 그야말로 ‘상품 반 푯말 반’이었다.
소비자들도 대형마트가 게시한 가격비교 홍보 푯말을 유심히 살피기에 바빴다. 이들 홍보 푯말은 어른 걸음으로 서너보 간격을 두고 천장에 빼곡하게 매달려 있었다.통로에는 입식 광고대까지 동원됐다.
문제는 푯말에 새겨진 내용이다. 경쟁사를 자극하는 문구와 노골적인 가격 비교가 전부다.
이마트 영등포점에는 ‘타 할인점의 일시적 가격행사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한달 내내 같은 가격으로 싸게 팝니다’ ‘3개월 내내 같은 가격으로 싸게 팝니다’ ‘한 달 이상, 1년 내내 싸게 팝니다’ 등 4종류의 문구가 번갈아 사용됐는데 모두 ‘상시 할인’을 강조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이마트를 겨냥한 가격 비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E할인점 신문광고와 비교해도 홈플러스가 확실히 쌉니다’라는 자극적인 알림판을 내걸었다.
같은 시간 롯데마트 영등포점 1층 식품매장에는 ‘가격혁명 대선언, 이마트 신문광고보다 10원이라도 더싸게 판매하겠습니다’라는 공격적 문구의 현수막를 10여개나 내걸었다. 매장 전체가 흡사 ‘이마트와의 전쟁’을 방불케 했다. 한 점원은 “이마트가 선전포고를 한 이상 우리도 앉아서 당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아마도 다른 대형 마트들도 같은 분위기일 것”이라고 전했다.
■가격정보 왜곡 우려
대형마트는 하루에도 수시로 10∼20원씩 가격을 재조정하면서 왜곡된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홈플러스에서 게시한 가격비교 푯말에는 이마트 세제는 8400원이라고 적어놨으나 같은 시간 이마트에선 7000원에 판매됐다. 이는 첩보전을 연상할 정도로 빠르고 치밀하게 경쟁점포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직원들이 연락을 받아 수시로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주부 김소영씨는 “이마트에서 8400원에 파는 세제를 이곳에선 7380원에 판다는 전단을 보고 왔다”면서 “지금은 또 400원이 할인돼 6980원인데 같은 곳에서 파는 제품 가격이 수시로 변하니 제값을 주고 사는지 찜찜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yoon@fnnews.com 윤정남 최갑천 박하나기자
■사진설명=대형마트 '빅 3'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가격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오전 이마트(서울 영등포점), 홈플러스(서울 영등포점), 롯데마트(서울 영등포점) 매장(왼쪽 사진부터)에 내걸린 푯말에는 한결같이 "경쟁사보다 가격이 싸다"는 광고 문구가 게재돼 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