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5학년·졸업유예제 확산
최근 심각한 청년실업 타개를 위한 대학가 풍속도가 눈물겹다.
2월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대학 졸업=백수’라는 공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5학년’을 감수하는가 하면 대학 측도 이들을 돕기 위해 아예 ‘졸업유예제’를 도입하는 등 ‘취업 문 뚫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18일 일선 대학 관계자 등에 따르면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졸업을 유예하는 학생들의 증가추세로 이들 중 상당수는 필수 1∼2과목을 누락시킨 뒤 등록금의 일부만 납부,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지역 A대학 관계자는 “졸업을 앞두고도 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은 일부 필수과목을 고의로 수강하지 않는 방법으로 재학생 신분을 그대로 유지, 학교를 다니는 실정”이라며 “이럴 경우 등록금의 일부만 납부하기 때문에 학생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아 많은 대학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B대학 관계자도 “졸업자보다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 공부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 일부러 과목을 누락시키면서까지 취업에 안간힘을 쓰는 학생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실제 상당수 대학은 학점등록제를 적용, 학기 초과자(9학기 이상자) 중 미취득 학점이 9학점 이하인 학생은 수강신청과목 확정 후 교무처 승인을 얻어 재무팀에서 별도 고지서를 받아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다.
학기 초과 학생들은 신청학점 3학점 이하인 경우 등록금의 6분의 1, 6학점 이하는 등록금의 3분의 1을 납부하고 있으며 10학점 이상은 등록금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
특히 부산지역 대학가는 졸업요건을 갖췄으나 졸업을 연기하려는 학생을 위한 ‘졸업유예제’가 확산되고 있다.
부산대는 졸업 요건을 갖춘 학생에 한해 2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 학생들 취업을 지원키로 했다.
부산대는 이 제도를 통해 졸업유예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수업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기성회비의 20%를 납부하면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학생들은 기숙사, 도서관 등 학교시설도 재학생처럼 이용할 수 있다.
김모씨(26)는 “기업체에서 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하는 풍조가 여전하고 미취업 졸업자를 무능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아 울며 겨자먹기로 결정했다”며 “스펙(취업에 유리한 자격이나 조건)을 더 쌓아 이르면 8월, 늦어도 내년 2월에는 취업해 캠퍼스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도 지난 2008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 시행 첫해 16명이던 신청자가 지난해 131명으로 8.2배 증가했으며 같은 해 이 제도를 도입한 신라대 역시 졸업연기 신청자가 지난 2008년 22명에서 지난해 37명으로 늘었다.
부산외대 역시 졸업유보 신청자가 지난 2008년 13명에서 지난해 19명으로 증가했으며 부경대와 동아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라대 홍보팀 관계자는 “취업을 목적으로 휴학하거나 필수과목을 수강하지 않는 등 편법으로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늘면서 지역 대학들이 궁여지책으로 졸업 유예를 제도화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심화되는 청년실업난으로 늘어나는 ‘대학 5학년생’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노주섭 박인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