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실패한 기업도 ‘U턴’ 안한다
고용시장의 한 축인 재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올인한 정부정책에 재계도 어느 정도 장단을 맞춰야 하지만 쉽지 않은 탓이다. 겉으론 매년 80만개씩 4년간 300만개의 고용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어렵다는 게 내부 분석이다.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U턴 또한 쉽지 않다.
정부와 재계가 손을 맞잡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긴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신규 채용 확대와 관련, "과거엔 1개 업무를 보던 사람이 요즘엔 2∼3개를 맡고 있다. 기존 직원들의 업무강도는 더 높아진 셈"이라며 "오히려 수십년간 종사해온 전문가들이 없어지고 미숙련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교육 등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현실을 재계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해외이전 기업의 국내 U턴을 촉진할 대책을 만들자는 의견이 자주 개진된다.
전경련 정병철 부회장도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과 30대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비경제활동인구가 전체의 30% 정도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평균에 비하면 8∼12%포인트 정도 높다"며 "(국내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해외에서 400만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진출 기업들을 국내로 복귀시키는 방안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해외진출 기업 가운데 현지화에 실패한 기업조차도 국내에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지난해 국정조사에서 드러났다. 지경부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지난해 5월 중국과 베트남에서 2개팀(9명)으로 나눠 조사를 벌였지만 현지에서 조사한 52개 기업 중 국내로 U턴하는 것을 고려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30% 이상이 경영여건 악화로 사업철수를 검토 중이라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도 있다. 대한상의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상장기업의 82.4%가 해외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자는 요지의 정책 제안을 한 바 있다.
전경련 등도 이 방안에 맞장구를 쳐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U턴을 추진중이다. 실제 해외 진출기업의 본국 U턴 사례도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0년대 초 일본의 생산거점 U턴 바람이 불었다. 이를 통해 고용창출에도 일정 기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일본기업의 본국 U턴 현상은 △탄탄한 일본 내수시장 △첨단 제품의 해외 기술유출 우려 △잘 숙련된 부품 및 하청업체들(잘 정비된 수직계열화) △메이드인 재팬에 대한 시장의 요구 등이 맞물려 있었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구본관 수석연구원은 "2000년대 초 일본에서 U턴 현상이 일부 보이긴 했지만 단기간에 그쳤고 최근 일본기업은 생산시설은 물론, 본사까지 해외로 옮겨 글로벌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지속성에 의문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정치권과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국내로의 생산거점 U턴을 지원하자는 목소리가 있지만 당초부터 법인세 및 규제로 인해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게 아니다. 현지시장 공략에 대한 필요성, 인건비 등의 문제 때문에 해외에 나간 것이기 때문에 정책적인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성원 조은효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