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펀드판매사 이동제 부작용 없어야
펀드 투자자가 판매사를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는 제도가 25일부터 시행된다. 지금은 판매사를 바꾸려면 기존 펀드를 환매한 뒤 새 판매사에 판매수수료를 다시 내고 새로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론 추가 수수료 부담 없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언제든 옮길 수 있다.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판매사 이동제가 적용되는 공모펀드는 지난해 12월 기준 2226개로 전체 공모펀드의 39%에 이른다. 펀드 설정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54%인 116조원이 영향을 받는다. 증권-은행-보험사가 펀드 판매의 주요 통로로 특히 판매수수료는 증권·은행의 수익 중 큰 몫을 차지한다.
판매사 이동제는 판매수수료 인하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마치 할인점이 가격경쟁을 벌이듯 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판매사에 더 많이 고객이 몰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서비스의 질 향상도 기대된다. 고객을 다른 데 빼앗기지 않으려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으로 미리 고객의 불만 요소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사 이동제는 몇 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 타사 고객을 빼앗아 오기 위한 과당경쟁의 폐해는 이미 신용카드와 이동통신 분야에서 확인됐다. 펀드의 경우 고객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불완전 판매가 나타나거나 펀드가 난립할 우려가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미끼 상품이 등장하거나 판매사 이동의 조건으로 각종 옵션이 성행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펀드는 개개인마다 큰 자산이다. 신용카드·통신 시장에서 겪은 출혈경쟁의 부작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은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놓아야 한다. 고객들도 판매사는 펀드를 파는 통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익을 결정하는 펀드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한다. 행여 ‘국내 최저 판매수수료’ 마케팅에 현혹돼선 안 된다는 뜻이다.
나아가 당국은 수수료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현재 펀드 수수료는 통상 가입 시 일시불로 내는 판매수수료와 매년 내는 각종 보수(판매·운용·수탁·일반사무관리 보수)로 구성돼 있다. 자기가 어디에 얼마를 내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투자자는 극히 드물다. 수수료와 보수로 나뉜 복잡한 이중체계를 단순한 구조로 바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