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만 무기판매 놓고 美·中 긴장 고조

송계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1 14:36

수정 2010.02.01 14:32

【로스앤젤레스=강일선특파원】 미국이 대만에 6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협력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과 군사협력을 중단하고 대만에 무기를 공급할 보잉사 등 미국의 민간 기업들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국제 현안들에 있어서 미국과 공조를 전면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양 지에치 외교부장의 말을 인용, 미국은 중국의 안보와 대만과 대통합 정책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프러스를 방문 중인 양 외교부장은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 왔으나 미국 정부가 중국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미 정부는 중국의 미국 민간기업에 대한 제재 움직임에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의 P J 크롤리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는 중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중국·대만 간 힘의 균형을 이루고 지역내 안정과 안보에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대만에 공급할 무기들은 오스프레이 기뢰대항함 2척과 60대의 블랙호크 헬리콥터, 패트리어트와 하푼 등 지대공, 함대함 미사일, 기관총, 탄약, 야시경, 레이더 장비와 군사용 정보기술 등이며 모두 64억달러 규모다.

미국이 이번에 판매키로 한 무기 리스트에서 F-16 전투기들이 제외됐으나 미 행정부는 앞으로 이 전투기들이 판매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F-16 전투기가 대만에 공급된 것은 지난 1992년 부시 대통령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무기판매에 반발, 미국 기업들에 보복 조치들을 취했으며 아울러 미국의 파트너인 인도와 적대 관계에 있는 파키스탄에 중거리 미사일들을 판매한 적이 있다.

이번 무기판매를 계기로 미·중 관계가 경색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 현안들에 있어서도 양국간의 대립과 마찰이 우려된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오는 4월 열기로 한 핵안보 정상회담을 거부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한 관리는 가디언지와 회견에서 미·중 관계의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으며 앞으로 이란의 핵개발 등 국제 현안들에 있어서도 중국과의 공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간 현안이 되고 있는 구글(Google)에 대한 사이버 해커 문제도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에 공급하게 될 무기 제조업체들도 중국의 보복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기업들을 거명하진 않았으나 해당 기업들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대만에 공급하게 될 무기의 제조업체는 보잉을 비롯, 헬리콥터 회사인 시코스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레이시온사 등이다.

/ki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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