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개성發 훈풍’ 경협주 녹일까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1 16:53

수정 2010.02.01 16:53

6.84%, 3.52%, 1.18%, 0.35%….

1일 코스닥시장에서 재영솔루텍, 이화전기, 좋은사람들, 로만손이 각각 기록한 주가 상승률이다. 흔히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로 일컬어지는 이들 종목이 이날 상승세를 보인 것은 제4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으로 남북 당국간 공식 회담이 개최된 만큼 향후 개성공단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지난 1월 한 달간 남북 경협주의 주가는 신통치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남북 경협 관련주 20개 종목의 1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43%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4.77%)보다는 양호하지만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그러나 남북이 이날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화 모드’에 들어감에 따라 시장에선 남북 경협주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 가능성을 밝혔듯 올해 남북 관계가 본격 해빙기로 접어들면 관련주가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남북 경협주는 실적보다는 북한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짙다. 지난 1월 주가 추세가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북한이 지난 달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자 개장일인 4일 남북경협주 20개 종목은 1.28% 상승했다. 조비(9.35%), 동부하이텍(6.08%), 신원(4.62%), 남해화학(3.22%) 등 대부분의 종목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북한이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접촉을 제안한 지난 달 14일의 상황도 비슷했다. 남북경협주는 평균 0.97% 상승하며 13일(-1.53%)의 부진을 완전히 털어냈다. 그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육·해·공군 합동훈련 참관 사실이 알려진 지난 18일에는 0.65% 하락했다. 남북 관계의 향방에 따라 주가가 흘러간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 개선만 믿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한화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남북이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6자회담 복귀 같은 대형 호재라면 몰라도 회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수석연구원은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고 반드시 관련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펀더멘털을 바꾸는 것이 아닌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