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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G7→G20 권력이동 확인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2 05:20

수정 2010.02.01 22:37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경제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열린 제40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더 나은 세계: 다시 생각하고 다시 설계하고 다시 구축한다'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과 의견교환이 이뤄졌지만 결정이 난 의제는 없다. 이번 포럼에서 나타난 특징은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신중론과 세계 경제 패권의 이동을 꼽을 수 있다.

■경제 갈 길 멀다, 금융개혁 의견 조율

미국 CNBC방송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다보스포럼 분위기는 지난해의 다보스포럼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다.

최근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경제지표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면서 포럼장 분위기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포럼에 참석한 각국 정부 관계자나 학자, 경제인들은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에 따르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이날 "올해가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올해가 우리가 바라는 그 해는 아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1일 '모든 국가가 경기회복을 확신했지만 여전히 안갯 속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기업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깨질 것 같은 경기회복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일자리 창출과 다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포럼의 최대 주제였던 금융개혁과 관련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의견조율 가능성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보스포럼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각국 정부 관계자와 규제 당국,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비공개 모임을 갖고 글로벌 금융규제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금융기관 최고경영자들은 "좋은 대화가 있었다"면서 그 나름대로 만족감을 표시했고 정부 관계자들은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갔다"면서 비공개 모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덩컨 니더라우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CEO는 "실질적인 제안들이 토론된 만큼 유형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G20, 개발도상국으로 권력 이동

이번 포럼에서 나타난 또하나의 특징은 권력의 이동이다.

이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관하던 선진 7개국(G7) 대신 주요 20개국(G20)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또 최근 세계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아시아에 대한 중요성도 확산됐다.

1일 워싱턴포스트(WP)지에 따르면 도이체 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CEO는 "세계 경제를 논의하는 주체가 G20으로 이동해야 한다"면서 "G20의 중요성이 커져야 하고 경제이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G20 정상회의에 국제 통화시스템 개혁을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중요성도 확대됐다.


저널지는 지난달 31일 '개발도상국가들이 다보스포럼을 이끌다'는 기사를 통해 "다보스포럼에 모인 세계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인들이 세계 경기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높은 부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면에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는 올해도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큰 데 따른 것이다.


히로타카 다케우치 일본 히토쓰바시대 국제기업전략대학원장은 영국 BBC 방송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권력 중심이 동양으로 이전되고 있다는 응답이 60%에 이른데 대해 "맞는 얘기"라며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가 주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kskim@fnnews.com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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