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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설.. 떠는 건설사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2 05:45

수정 2010.02.01 22:40

건설업계가 연초부터 부도설로 뒤숭숭하다. 최근 미분양이 다시 늘어나고 공공공사 저가·출혈수주가 잇따라 금융권이 자금운영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중견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부도설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부도설에 휩싸이고 있는 건설사는 공교롭게도 국내 미분양을 많이 안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사업을 벌이거나 장기간 국내 공공공사 출혈수주를 감행한 것이 특징이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 주택건설업체 A사는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이르면 이달 중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채권단의 실시가 진행 중이다. 이 회사가 이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미분양과 해외공사 때문이다.
특히 해외공사의 경우 대규모 사업을 벌이다 보니 제때 공사대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데다 신규 사업을 수주했지만 금융권으로부터 보증을 받지 못해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이 업체는 중동지역 신도시 건설사업 중 상당 지분을 한국 업체에 매각,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중견건설업체 B사는 한때 7000∼8000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했고 해외에서 신도시급의 대규모 주택사업을 벌였지만 결국 분양이 잘 안 돼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했던 C사는 공공공사 위주에서 사업 다각화를 명분으로 아파트 사업에 진출했지만 미분양 물량만 쌓여 큰 재미를 못 봤다. 여기에다 아프리카 등지에서 대거 해외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유동성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부도로부터 ‘안전지대’로 알려져 있는 공공공사 전문 건설사들도 최근 심각한 자금난으로 부도 위험에 속속 빠져들고 있다.

D사는 옛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아파트건설공사를 많이 수주했지만 최근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심심찮게 부도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주공아파트의 경우 공사대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회사의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 회사가 부도 위기를 맡고 있는 것은 예정가격 대비 50∼70%대의 저가·출혈수주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1970∼1980년대 공공공사에서 강자로 군림했던 F사 역시 저가수주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경우 저가로 수주하게 되면 당장은 기성금이 들어와 자금 흐름이 좋아지고 인력운영에도 숨통이 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가수주 후유증이 나타나 결국 치명적인 독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시공일괄수행(턴키) 공사 낙찰률이 50%대로 떨어지는 등 건설사들의 출혈경쟁이 더욱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3∼4년 후 대규모 부도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fnnews.com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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